꽃은 꽃이어야 꽃이다 / 장종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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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15회 작성일 17-07-25 09:04본문
꽃은 꽃이어야 꽃이다
- 아산호 가는 길 23
장종권
꽃이다 꽃이 피었다 꽃은 피어서 꽃이다 혹은
꽃은 꽃이어서 꽃이다 언젠가는 꽃일 것이었다
우리 사랑하는 날 꽃은 꽃이 된다
꽃이 꽃이면 우리들의 꽃은 꽃인 것이다
아, 진정 꽃은 꽃인 것이냐 우리들의
아름다운 꽃인 것이냐
꽃은 어디에서도 꽃이고 언제나 꽃일 수 있다
혹은 언제나 꽃이고 어디에서나 꽃일 수 있다
나는 시시각각 꽃이 되고 그대 역시 금세 꽃이 된다
우리들의 꽃은 일시에 하나의 꽃이 된다
그러나 우리 사랑하는 날 꽃이 꽃이 아니면
꽃은 꽃인 것이 아니다 결코 꽃이 아니다
꽃일 수 없다 꽃일 리 없다 결코 꽃이지 못한다
꽃일까 그대는 꽃일까 나는 꽃일까
꽃은 꽃이어야 꽃처럼 꽃이게 된다
꽃은 다만 꽃이어야 한다 오로지 꽃이어야 한다
아, 우리 사랑하는 날 꽃은 꽃이어야 한다
하나의 꽃이어야 한다 몸서리치는 꽃이어야 한다
1955년 전북 김제 출생
1985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아산호 가는 길』 『꽃이 그냥 꽃인 날에』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호박꽃 나라』
장편소설 『순애』 창작집 『자장암의 금개구리』 등
2000년 인천문학상, 2005년 성균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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