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사거리 / 박은석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바람의 사거리 / 박은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797회 작성일 17-08-11 09:38

본문

바람의 사거리

 

박은석

 

 

이 도시의 가장 오래된 신호등은

우람한 은행나무다

파란 바람은 쉽게 방향을 꺾지도 꺼지지도 않는다.

느리고 여유 있는 보행자들을 내려다보거나

색칠 벗겨진 벤치나 슬하에 두고 있다

방향 모자라는 바람들은 저곳에서

간단히 분류되어 사방으로 빠져나간다.

가지를 뻗고 있는 이유도

바람을 안내하기 위해서이다

 

집 나온 들뜬 꽃바람을 며칠 붙잡아 두고

꽃잎을 열고 그 자리에 열매를 넣는다

바람이 무거워질 때

우주의 계절이 바뀐다.

 

황색 점멸등도 없이 노란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그때쯤 바람은 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서쪽엔 헤어진 애인이 있고

소소한 소인이 찍힌 기억들이 있다

누구는 이 신호등 밑에서 손을 놓거나

혹은 손을 맞잡고 지나가기도 한다.

봄에서 가을까지 바람의 통행량은 자주 바뀐다.

여름엔 남풍으로 방향 틀더니

가을이 되면 서풍으로 튼다.

 

지금은 앙상한 점멸의 시간이다

바람의 사거리에서 엉키는 것은 방향들이다

경적도 없이 고요하게 엉킨다.

다만 사람들만 우주를 움켜쥐고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다.

 

 

 

박은석 사진흑백.JPG

광주출생

2015<부산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추천0

댓글목록

Total 3,161건 5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1 1 10-19
29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1 0 03-14
29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0 0 01-26
29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9 0 12-07
29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8 0 02-19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8 0 08-11
29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4 0 01-06
29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3 1 08-03
29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9 1 08-31
29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8 1 01-04
29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6 1 04-11
29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5 0 10-28
29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5 0 12-16
29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4 1 09-03
29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4 0 10-01
29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4 0 08-11
29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1 0 03-04
29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8 0 01-25
29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8 0 08-22
29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7 1 08-21
29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4 2 08-24
29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3 0 11-13
29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1 0 11-04
29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0 0 10-01
29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0 0 02-18
29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9 0 01-22
29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8 0 02-15
29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7 0 11-03
29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7 0 02-12
29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6 0 12-09
29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5 0 04-08
29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4 1 08-31
29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2 0 11-17
29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9 0 04-18
29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7 0 01-06
29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1 0 12-23
29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8 0 04-28
29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7 0 11-12
29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5 0 11-06
29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5 0 11-10
29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2 0 03-09
29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1 0 01-14
29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9 0 01-05
29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5 0 12-02
29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0 0 02-25
29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9 0 10-30
29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9 0 01-11
29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6 1 09-16
29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5 1 09-04
29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4 0 10-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