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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 노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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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14회 작성일 17-08-24 09:30

본문

펄펄

 

노혜경

 

 

눈도 펄펄 내리고

열도 펄펄 끓는다

당신은 화도 펄펄, 내더라

 

펄펄

펄럭이는지 펄떡이는지

가늠할 수 없는 깊이로 뱃고동 불어와

잠깐 사이에 세상의 앞면 뒷면을 바꾸는

들끓음

 

왜 그것의 이름은 펄펄일까

눈 내리듯 세상이 지워질 때

열병은 정신을 한복판에서부터 지워내기 때문일까

 

알 수 없는 일들 때문에 마음이

다친 생선처럼 펄펄 뛰기 때문일까

 

소복소복 내리는 눈

눈이 내리감기는 미열

사이로 은폐되어 가는

조용한 거짓말들이 있기 때문일까

 

펄펄

끓어오르는 희디흰

 

- 노혜경 시집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실천문학, 2015)에서

 

 

008_humpty.jpg

부산대학교 및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1현대시사상으로 등단

시집 새였던 것을 기억하는 새』 『뜯어먹기 좋은 빵

빛의 가루 1-2』 『캣츠아이』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수필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

기타 페니스 파시즘』 『유쾌한 정치반란 노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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