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물이 얼 때 / 이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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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30회 작성일 18-02-28 10:51본문
냇물이 얼 때
이가영
한이불 덮는 소리라 했다. 한이불을 덮는다는 것은 부부로 산다는 거, 당신이 내게 말했지,
일주일에 세 번 만나도 부족해 한이불 덮고 살자고, 담요처럼 포근하게 들리는 한이불이란,
물빛이 많은 방에서 온전히 하나가 된다는 것, 콧김을 품으며 누구 가슴이 더 따뜻한지 체온을
재어 보는 일, 한 이불을 덮다보면 오래 덮다보면 물속 깊이를 알 듯, 천년을 산 것처럼 서로
마음이 깊어진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겨울, 물고기들도 가슴 콩닥거리며 부끄러워하다가
신혼 첫날 밤, 비늘무늬 속옷을 입고 한 이불을 덮는다는 거, 새우잠 들었을 때, 살그머니
목까지 이불 덮어주는 당신,
- 《우리시》 2010년 3월호
1962년 대구출생
2008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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