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읽고 있다 / 배영옥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 나를 읽고 있다 / 배영옥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4회 작성일 18-09-12 08:55

본문

누군가 나를 읽고 있다

    

    배영옥

  

  

움직임이 정지된 복사기 속을 들여다본다

사각형의 투명한 내부는 저마다의

어둠을 껴안고 단단히 굳어있다

숙면에 든 저 어둠을 깨우려면 먼저 전원 플러그를

연결하고 감전되어 흐르는 열기를 기다려야 한다

예열되는 시간의 만만찮음을 견딜 수 이어야 한다.

불덩이처럼 내 온몸이 달아오를 때

가벼운 손가락의 터치에 몸을 맡기면

가로 세로 빛살무늬, 스스로 환하게 빛을 발한다

복사기에서 새어나온 불빛이 내 얼굴을 핥고 지나가고

시린 가슴을 훑고 뜨겁게 아랫도리를 스치면

똑같은 내용의 내가 쏟아져 나온다

숨겨져 있던 생각들이, 내 삶의 그림자가 가볍게 가볍게

프린트되고, 내 몸무게가, 내 발자국들이

납작하고 뚜렷하게 복사기 속에서 빠져나온다

수십 장으로 복제된 내 꿈과 상처의 빛깔들이

말라버린 사루비아처럼 바스락거린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어떤 삶도 다시 재생할 수 있으리

깊고 환한 상처의 복사기 앞을 지나치면

누군가 지금 나를 읽고 있는 소리,

 

1999<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시인동네20189월호 <영옥> 특집 재수록

 

 

kk.JPG


1966년 대구 출생(2018년 지병으로 별세)
199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뭇별이 총총』등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391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81 07-19
13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8:56
13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8:53
13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8:49
13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10-17
13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10-17
13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0-15
13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10-15
13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10-15
13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10-12
13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10-12
13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0-10
13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10-08
13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10-08
13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10-05
13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0-05
13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10-02
13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10-02
13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10-01
13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10-01
13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9-28
13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9-28
13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09-27
13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9-27
13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09-21
13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0 09-21
13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9-20
13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2 09-20
13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4 09-19
13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8 09-19
13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9-18
13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09-18
13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0 09-17
13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9 09-17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5 09-12
13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9 09-12
13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3 09-10
13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09-10
13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4 09-07
13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09-07
13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2 09-06
13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1 09-06
13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4 09-05
13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5 09-05
13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5 09-04
13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5 09-04
13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4 09-03
13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0 09-03
13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0 08-31
13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3 08-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