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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 조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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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3회 작성일 18-10-3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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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조말선

  

    무심코 가방을 던졌는데 비둘기가 되어서 돌아온다 무심코 손바닥을 던졌는데 비둘기가 되어서 돌아온다 얼마 못가서 돌아온다 날개가 있는 줄 몰랐다는 듯이 돌아온다 날개가 맞는지 접어보려고 돌아온다 갑자기 날았기 때문에 돌아온다 바닥에 떨어진 비둘기들을 아무도 안 주워가서 돌아온다 방금 조립한 상자처럼 떠다니다가 돌아온다 방금 해체한 상자처럼 날개를 접고 돌아온다 이 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을까요, 옛날 퀴즈를 내면서 돌아온다 이제 상자 안에는 사과가 들었거나 모자가 들었거나 구두가 들었다고 생각되지만 나는 절대 상자 속에 비둘기를 넣을 생각이 없다 상자 속에 비둘기를 넣고 나면 숨구멍을 뚫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당하기가 싫다 벌써 리듬이 맞지 않으니까 비둘기가 꽃봉오리처럼 가지 끝에 앉아 있어도 나는 폭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둘기는 옛날부터 비둘기 나는 비둘기에서 생각이 멈추어 있다 나는 비둘기에 중독되어서 비둘기날리기 놀이를 하고 있다 무심코 책을 던졌는데 푸드덕거리며 날아갔다 날개가 있는 줄 몰랐다는 즛이

 

 

            —계간리토피아2018년 여름호



 


경남 김해 출생
199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및 《현대시학 》 등단
2001년 <현대시 동인상> 수상
시집 『매우 가벼운 담론』 『둥근 발작』
『재스민 향기는 어두운 두 개의 콧구멍을 지나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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