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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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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60회 작성일 15-10-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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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지

 

이명윤

하늘 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눌러 붙은 얼굴들
푹푹 찌는 압력밥솥은 모르지
가난이 얼마나 고소한 소리를 내는지
숟가락으로 빡빡빡
너도나도 맛있는 간식
부릉부릉 누룽지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어도
누룽누룽 누룽지
엄마 속만 빡빡 긁었나
밥솥도 빡빡 긁었지
긁어도 긁어도 끌끌 웃던 밥솥의 누룽지
부릉부릉 유년의 누룽지
누룽누룽 사랑의 누룽지
누군가 말했지
영어로 바비브라운이라고
밥이 갈색이란 말씀
정우영시인은‘밥이부러운’이라 했지
그래 맞아 밥이 부러운!
밥이 그리운 누룽지
일곱 식구
우르르 달려들면 남지 않던 밥
썰물처럼 허전하게 줄어들던 밥
고소하게 나눠 먹던 부릉부릉 누룽지
오랫동안 아껴 먹던 누룽누룽 누룽지
말라붙은 당신의 눈물 같던.

 


untitled.png

 

2007년 《시안 》신인상 당선
<시마을 문학상>, <전태일 문학상>
<수주 문학상>, <민들레 문학상><솟대문학상>수상
시마을동인

빈터, 리얼리스트100 동인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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