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속의 방 / 허혜정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앨범 속의 방 / 허혜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48회 작성일 15-11-04 09:15

본문

앨범 속의

 

   허혜정

 

 

검은 마분지로 만들어진 갈피마다

하얀 습자지로 덮여 있는 빛바랜 사진들.

하나의 방처럼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모여든 얼굴들이 기억의 영사기에 비춰오듯 흐릿하다.

 

딱히 언제 사진인지 짚어낼 순 없어도

앨범 속에 죽어 있던 풍경이 스며드는 방.

산 자와 죽은 자의 장소는 다르다고 믿어왔지만

사진 속의 일몰은 나의 창에 물들고 있다.

 

푸르게 젖어가는 옥양목 마당 너머에는 바라볼수록

여백이 넓어지는 하늘.

늦가을 바람에 창살은 구슬픈 울음소리를 낸다.

녹이 먹어버린 문고리와 발바닥에 닳아

얇게 패인 문턱들. 몇 세대가 머물다 간

낡은 집으로 그들은 바람처럼 돌아와 바스락댄다.

 

슬픈 아이가 잠결에 따스한 체온을 느끼듯이

혼자가 아닌 것 같아.

세대의 눈빛 안에 고여 있는 나의 눈이

어떤 슬픔을 꺼내놓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비워낸 시공간을 옮겨 적는 것.

잊었던 말들이 밀려온다. 스쳐가는 그림자의 방에서.



 


  

1966년 경남 산청 출생
1987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시 등단
1995년 《현대시》 평론 당선

199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시집 『비 속에도 나비가 오나』『적들을 위한 서정시』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8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2 0 04-27
28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8 0 04-29
28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7 0 01-12
28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7 0 01-27
28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3 0 01-16
28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2 0 10-27
28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0 0 03-18
28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8 0 11-27
28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5 0 10-20
28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5 0 11-20
28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4 1 09-18
28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4 0 08-31
28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9 0 04-04
28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9 0 04-26
28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8 0 09-06
28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6 0 06-16
28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5 0 08-30
28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2 0 03-17
28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2 0 07-04
28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2 0 09-05
28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7 0 03-10
28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4 0 12-08
28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4 0 07-22
27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3 1 09-15
27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2 0 11-05
27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2 0 02-15
27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9 0 10-26
27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9 0 03-15
27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6 0 08-31
27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4 1 09-21
27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1 0 07-17
27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7 0 06-03
27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6 0 11-26
27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5 0 11-23
27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4 0 03-17
27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0 1 04-21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9 0 11-04
27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7 0 11-06
27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4 0 03-28
27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4 0 04-22
27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3 0 10-13
27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2 0 12-22
27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2 0 01-18
27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1 0 02-03
27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8 0 11-02
27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6 0 02-23
27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5 0 05-20
27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1 0 12-03
27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0 0 05-03
27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0 0 09-2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