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 / 장석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좋은 시절 / 장석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798회 작성일 15-12-16 10:52

본문

좋은 시절

 

   장석주

 

튀긴 두부 두 모를 기쁨으로 삼던 추분이나

북어 한 쾌를 끓이던 상강(霜降)의 때,

아니면 구운 고등어 한 손에 찬밥을 먹던

중양절(重陽節) 늦은 저녁이었겠지.

 

당신과 나는 문 앞에서

먼 곳을 돌아온 끝을 바라본다.

물이 흐르는데

물은 제 흐름을 미처 알지 못하고,

정말 가망이 없었을까?

 

작별의 날이 세 번씩이나

왔다 가고,

마음은 철없는 손님으로 와서

가난을 굶기니 호시절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고

또 다시 내일의 어제일 것이니,

 

오늘은 당신과 나에게도

큰 찰나!

 

잿빛 달 표면 같은 마음으로

기쁨이 날개를 활짝,

 

 

1954년 충남 논산 출생
1975년 ≪월간문학≫ 시부문 신인상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가작
고려원 편집장 역임, 청하 편집발행인 역임

시집 『햇빛사냥』『완전주의자의 꿈』『그리운 나라』『새들은 황혼 속에 집을 짓는다』『어떤 길에 관한 기억』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때』『크고 헐렁헐렁한 바지』『간장 달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물은 천 개의 눈동자를 가졌다』

『붉디붉은 호랑이 』『절벽』『몽해항로』『오랫동안』『일요일과 나쁜 날씨』등.

추천0

댓글목록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

profile_image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 순간이 큰 찰나(刹那)!

추분이나 상강은 24절기 중 하나.
음력에서는 보름 간격으로 절기를 만들어 한 달에 두 번 꼴로 모두 24절기로 한 해를 이뤘고, 이 절기마다
특별한 세시 풍속이나 음식으로 즐겼던 듯하다.
잠시나마 지루하거나 힘들었을 삶을 잊고 다시 살아갈 힘을 만들어나가는 징검다리를 놓은 삶의 지혜일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음은 철없는 손님으로 와서 가난을 굶게 만들었다.
가난을 굶긴다니, 밥 먹듯 밥을 굶은 사람들 만이 웃어넘길 수 있는 해학이자 위트다.

두부 두 모, 북어 한 쾌, 고등어 한 손.
모두 다 한 손에 잡히는 소소한 행복거리, 이른바 소확행.

가망 없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물이 구불구불 멀리도 흘러온 곳, 지나온 곳은 구비구비 모두가 오늘이라는 큰 찰나였음이니, 매 순간을 기쁘게 즐기고 맞을 일 아닌가.

이 또한 다 지나가리니!

2020.02.25

Total 3,169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51 2 07-19
31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22 0 11-25
31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46 0 12-29
31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2 4 07-09
31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41 0 08-22
31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54 2 07-22
31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1 1 07-07
31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85 0 01-18
31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0 1 07-09
31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7 1 09-11
31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7 1 07-10
31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0 0 08-08
31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1 2 07-07
31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39 1 07-14
31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3 1 07-15
31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0 0 03-07
31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8 0 09-22
31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1 0 12-09
31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1 1 08-24
31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1 1 07-13
31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0 1 08-10
31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1 0 09-22
31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1 0 07-25
31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1 2 07-22
31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6 2 08-17
31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7 0 09-25
31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0 2 07-24
31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7 3 07-17
31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9 0 06-03
31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3 2 07-23
31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7 1 08-10
31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1 0 10-02
31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4 1 08-21
31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1 2 07-24
31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2 2 09-21
31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3 1 08-28
31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4 1 08-26
31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0 2 07-15
31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7 2 07-28
31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7 2 07-17
31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1 0 02-1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9 0 12-16
31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8 0 02-29
31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8 1 09-03
31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5 0 12-10
31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9 1 07-14
31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0 1 07-10
31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1 1 08-20
31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1 1 09-10
31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0 1 08-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