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 이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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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76회 작성일 16-02-11 10:54본문
까마귀
이기인
까마귀 날아오르며 수저를 떨어뜨린 심정이었을까
까마귀 한 마리 울음으로 수줍은 까마귀들이 태어나듯이 나타난다
검은색을 뒤집어쓰는 나무에게로 나타난 까마귀들이 나란히 식탁에 앉아
달걀 껍질을 까듯이 어떤 울음의 외투를 서로 벗겨주다
무슨 일인지 직감이 좋은 옷을 서로에게 권하여 입히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스꽝스럽게 순서 없이 떠나는 까마귀를 잃어버린다
그 사이 떨어진 수저를 주워서 씻어서 식탁 위에 올려놓았을까
목구멍으로 날아가는 검은 울음을 듣는다
1967년 인천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성균관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 『어깨 위로 떨어지는 편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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