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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 문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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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80회 작성일 16-03-17 08:49

본문

 

공중

 

 문성해

 

꼬리 없는 개의 꼬리 있던 자리

한쪽 다리 없는 사내의 다리 있던 자리

오늘 아침 해머로 쓰러진 건물의 자리

 

꽃이 지고 난 자리

저수지의 물 마른 자리로

차곡차곡 차들어오는 것이 있으니

 

물결처럼 소슬히 밀려들어오는 이것을

나는 공중이라 부르니

 

공중은 사라지지 않는 것

밀가루풀처럼 빽빽히 찬 것

 

그러한 힘으로

저 가련한 이들의

꼬리며 팔이며 다리 있던 자리에

 

빼곡히 그것이 돋아올랐으리라

나는 믿고 또 믿는다


 

 

경북 문경 출생

영남대 국문과 졸업
1998년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자라』 『 친근한 소용돌이』 『입술을 건너간 이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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