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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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69회 작성일 15-07-23 09:19본문
포장마차
이재무
포장마차는 술 취한 승객들을 싣고 달린다
마부는 말 부리는 틈틈이 술병을 따고
꼼장어를 굽고 국수를 말아
승객들의 허기를 채우느라 여념이 없다
술 취한 승객들은 마차의 속도를 모른다
하지만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러니까 포장마차는
시간의 도로나 레일 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수시로 포장을 열고 닫으며 승차와
하차하는 사람들 후끈 달아오른 실내에서
계통 없이 떠들어대는 사람들
바깥은 찬바람이 불고
빈 술병은 한구석에 쌓여 작은 산을 이룬다
이윽고 종착역인 새벽에 도착한 마차가
마지막 승객을 토해놓고
마부는 두 손을 어깨 위로 올려 기지개를 켠다
어디 먼 데서 기적 같은 말 울음 소리가 들려온다
1958년 충남 부여 출생
한남대 국문과, 동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3년 무크지 《삶의 문학》 등단
시집으로 『섣달 그믐』 『몸에 피는 꽃』 『시간의 그물』 『위대한 식사』
『푸른 고집』 『누군가 나를 울고 있다면』 『주름 속의 나를 기다린다』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경쾌한 유랑』 『저녁 6시』 『길 위의 식사』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슬픔은 어깨로 운다』 등
산문집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생의 변방에서』 『집착으로부터의 도피』 등
난고문학상, 편운문학상, 소월시문학상, 풀꽃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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