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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수술 / 박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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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00회 작성일 15-08-19 10:01

본문

망막수술

 

박일만

 

수십 년을 혹사시켰으니

당연한 처사겠다

건조하고 까칠한 속내를 보이더니

종내는 파업을 시도했다

제 몸을 가르고 피를 토하더니

딱! 문을 닫아 걸은 왼쪽 눈

좌이지만

좌편향도 우편향도 가리지 않고

기울기를 조절해주던 눈

언제나 동등하게 나를 이끌던 네가

조용히 직장을 폐쇄했다

문 닫고 마음 닫은 속 깊은 불만

예고 없이 나를 안개 속으로 밀어 넣은 저항심,

노력봉사에 임금체불까지 겹쳤으니

나로서는 함구무언이다

속절없이 저물었으니 시름만 깊어진다

제 스스로 할복하고 생피를 뿌리며

파업을 시도한 왼쪽 눈,

균형을 잃은 오른쪽 눈이 전력투구한다

그도 아프다

 

 

 

 

전북 장수 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정(詩) 수료
2005 「현대시」등단
시집 『사람의 무늬』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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