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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동에서 압록까지 / 권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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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50회 작성일 17-07-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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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동에서 압록까지

 

권동지

 

 

비가 내렸어 나무 아래 서 있었고 출입구를 밀고 들어섰지

창궐이란 쏟아지는 빗속 가만히 서 있어도 울리는 말이잖니

밀창 너머 파도가 우렁차게 출렁이는 줄 알았어 어두워서

구석진 자리 비스듬하게 누워 담배를 물고 있었지

휘청휘청 발동 걸리고 기차바퀴 굴러 변기 안으로 쏟아지는 거야

압록 못 미쳐 목사동 허기진 위장 거기쯤이 궁하게 보인 거지

외나무다리 건너 한동안 거대한 물길에 휩싸여 끝없이 쏘다녔지

벽난로가 먼 길에서 돌아왔고 고단한 발길 하날 데우는 중이었지

뜨겁게 흐르는 강물소리 시비를 걸지 않았지만

보성강 지나 섬진강 붕붕 날아다니는데 왼종일 걸리는 거야

카페 주인이 손 흔들어 주었고 하염없이 해가 질 무렵이었지

어금니 물고 서 있는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사라지는 거야

사랑해봐 그런 것쯤 대수롭지 않지 넌 기억할 수 없잖니

수런거리는 날 강의 가장자리 지리산 가는 길로 들어서는 거야

우린 해마 같은 물고기가 되었잖니

 

                                         

-권동지 시집 구름, 악착같은 것들(시안, 2010)

 

 

111.jpg

2008시안으로 등단

시집 구름, 악착같은 것들

2010년 해양문학상 시 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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