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령(九龍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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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93회 작성일 18-09-28 07:01본문
구룡령(九龍嶺)
명개(明開)에서 갈천(葛川)으로 가는
일천오십팔 미터의 고갯길을
추분(秋分)무렵의 어느 날 나는
잘 다듬어진 포장도로위로 내 달려
령(嶺)마루에 차를 세웠다.
구름위로 솟은 오대산 비로봉에는
신비한 낮 구름이 감싸고
하늘과 맞닿은 설악산 대청봉은
손이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진다.
산허리를 맴도는 안개는
지나가는 길손을 전설 속에 가두고
통마람이 계곡의 원시림은
자연인이 되고픈 유혹을 자아낸다.
아름드리 고목에는
천년 이끼들이 누더기가 되고
딱따구리 구멍 파는 소리는
아련한 추억들을 이끌어내고 있다.
노변(路邊)에 야생화 햇살에 웃고
아직 단풍은 차비(差備)를 차리는데
옷깃을 파고드는 령(嶺)바람은
벌써 겨울 초입에 선 느낌이다.
도시 극장에서 감상하는 영화 열편보다
오늘 하루가 더 행복하다.
남루함이 전혀 없는 자연(自然)에서
자아(自我)의 본질을 확인해서다.
피톤치드(phytoncide)를 가득담은 차는
산도(山道)를 따라 양양(梁陽)으로 달린다.
2018.9.28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천오십팔 미터의 고갯길
하늘과 맞닿고
설악산 대청봉은 손이 닿을 듯
가까은 구령고개를
저도 시인님의 덕으로 넘으면서
대청봉을 바라봅니다.
생각만해도 오늘 아침 마음이 후련합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한 가을날 되시기 바랍니다.
최홍윤님의 댓글
최홍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일 전에 오색에서 구룡령 넘어 대관령 아흔 아홉 구비를 돌고 돌아 경포대로 내렸는데요.
지금은 구룡령이 울긋 불긋 갈색 옷을 갈아 입고 있을 데지요.
운두령 구룡령 한계령. 가을엔 가아 볼만 합니다. 시 잘 감상하고 감니다 건필하세요.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구룡령 시를 읽으니 시인님과 함께 있는듯 느껴집니다. 세상 창조때로 돌아간듯 하늘이 열리고 땅이 솟고 바닷물이 퍼지는듯 합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룡령은 설악산과 오대산 중간에 있는 령으로서
1870년에게 개통되었고,
일제 강점기에 목탄차가 넘었으나
6.25전쟁때 인민군들이 이길로 넘어 온 후 폐쇄 되었다가
1994년에 포장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서울 양양간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이 길을 이용하는 이들이 적지만
홍천에서 서석, 내면을 거쳐 양양으로 가는 이 길은
구경할만 한 곳이 참 많습니다.
세분 시인님 댓글 주져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