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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安熙善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1회 작성일 18-10-08 12:03

본문

따뜻한 쉼표 / 안희선



세월 앞에서 멈칫대는, 계절이

낙엽처럼 거리에 깔린다

그 거리를 메우는 인파의 물결 속에

저마다의 사연 많은 人生들이 흐른다

언제까지나, 완성되지 않을 것처럼


하늘에 정처없이 떠돌던 낮달이

가로수가 뻗은 메마른 팔에 걸리고,

이윽고 마감하는 하루의 마지막 햇살에

약속이나 한 듯이

마음에 짙은 커튼을 내리는 사람들


누군가와 따뜻한 차(茶)라도 함께 마시고 싶은데,

공중에 먼지처럼 떠오르는 출입금지의 마침표들


또 다른 모퉁이에는 출렁이는 착잡한 외로움이

빈 그림자 같은 사람들의 얼굴마다,

가득하다


아, 따뜻한 쉼표가 필요한 것이다


갑자기, 누군가 서로 뜨거운 포옹을 하고

닫혔던 풍경이 소리없이 열린다

더 이상, 절망할 수 없는 수 많은 가슴 속에서




미술관 옆길 - H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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