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목(冬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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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09회 작성일 21-11-29 04:37본문
동목(冬木)
나무가 겨울에는 죽은 줄 알았다.
상고대가 옥죄어도 몸부림이 없고
메마른 바람이 할퀴어도
숨이 멈춘 나무는 울지 않는다.
모든 희망은 새들이 먹어버렸고
지난날들의 행복은 가랑잎에 묻혔다.
발가벗긴채로 마른 북어처럼
가파른 비탈에서 풍장(風葬)이 된다.
하지만 나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일제히 수도(修道) 중인 걸 알았다.
동한(冬寒)에 알몸을 드러내고
심신을 단련하여 환골탈태에 일념 한다.
극한(劇寒)의 경지에서 생존할 때
새로운 세상의 주인공이 된다.
허공에 내걸린 가지 끝에는
숨겨놓은 눈마다 촉을 곤두세우고
결전을 앞둔 병사들처럼
날카로운 칼을 갈고 있다.
돌아보면 나에게도 혹한의 계절이 있었기에
혹독한 단련에 내공이 쌓여
웬만한 시련에는 흔들리지 않는다.
내 안에도 동목(冬木) 한 그루서 있다.
2021.11.30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정심 김덕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뭇잎이 다 떨어져 나간 한산하게
보이고 추워 보이는 겨울 나무입니다.
그래도 그 추은 겨울을 이겨 내며 봄을 위해
더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귀한 작품에 머물다 갑니다.
춥지만 월요일 좋은 아침입입니다
한주간도 건강하시고 행복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새 나무 아래 수북하게 쌓인 낙엽이
마지막 가을날에 서게 만듭니다
마치 죽은 듯 보이는 겨울나무들이
새봄을 맞기 위해 수도 중이란 걸 몰랐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박인걸님의 댓글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덕성 시인님
안국훈 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