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지 않는 나라 / 노향림
페이지 정보
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98회 작성일 17-08-24 01:26본문
눈이 오지 않는 나라 / 노향림
아직
눈이 오지 않는 나라
이쪽에는
침엽수들이 언 손을 들고
쩔쩔맸다
창문이 덜컹댔다
열어 놓은 꿈속으로
눈이 들이치고
사람들은 스스로 녹았다
저마다 가슴 안에 감추어 둔
뜨거운 속말을
스스로 녹은 언어를 흘리며
사람들은 깊은 잠 들었다
잠 속에는
머리와 머리를 맞댄 눈들이
몰려 있다
내일 혹은
그 다음날 새벽에 내릴
첫눈을 위하여
# 감상
아직 눈이 오지 않는 나라는 언젠가는 눈이 올 나라다
그때까지는 순수한 백성들이 언 손을 호호 불며 눈오기를 기다린다
긴 세월 동안 기다려 왔다 바다 속에 수장 되어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물대포에 맞아 죽은 사람, 그래고도 사과 한 마디 없는 나라 그러나
어둠은 거치고 빛은 들어 올 것이다,
갑지기 김수영의 시 '푸른 하늘을'이 생각 난다, 왜 일까?
푸른 하늘을 /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 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부마 사태여! 서울의 봄이여! 광주여!
숨가쁘게 달려온 피의 냄새들 이제는 광화문 광장의 촛불로
씻어버리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