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둔 말 / 신용목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숨겨둔 말 / 신용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4회 작성일 17-09-28 22:14

본문

숨겨둔 말 / 신용목

 

 

 

 

     신은 비에 빗소리를 꿰매느라 여름의 더위를 다 써버렸다. 실수로 떨어진 빗방울 하나를 구하기 위하여 안개가 바닥을 어슬렁거리는 아침이었다.

 

     비가 새는 지붕이 있다면, 물은 마모된 돌일지도 모른다.

 

     그 돌에게 나는 발자국 소리를 들려주었다.

 

     어느 날 하구에서 빗방울 하나를 주워들었다. 아무도 내 발자국 소리를 꺼내가지 않았다.

 

 

 

鵲巢感想文

     어느 신문에서 읽었다. 이참에 감상한다. 시제가 숨겨둔 말이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 수는 없다. 문장에서는 비와 빗소리, 실수로 떨어진 빗방울도 그렇고 안개는 비가 되지 못한 어떤 물방울의 입자라 이 모두가 말을 치환한다. 여기에 대치되는 것이 발자국이다.

     물은 마모된 돌일지도 모른다는 시인의 말, 이 은유의 문장 하나가 시를 읽는데 곱씹게 한다. 역으로 돌멩이 하나가 물이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출판문화를 보더라도 얼마나 많이 쏟아지는 언어의 샤워를 우리는 대하는가 말이다. 아침마다 읽는 신문은 어떻고 라디오에 흐르는 정치 뉴스는 또 어떤가! 숨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언어의 바다에 폭 빠져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도 우리는 어쩌면 벙어리처럼 사는 사람도 꽤 많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이런 세상에서도 수많은 말을 내뱉어 건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세상에 돌처럼 비만 맞고 있는 사람도 있다.

 

     돌이 비가 될 때까지 자기 수양이다. 한 천년이나 만년쯤 흐르면 어떤가! 비처럼 흘러간 순간의 찰나였다. 하루가 있고 그 하루를 성찰하며 다음 하루를 곱게 쓰고자 뉘우치며 사는 것이 인간이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돌처럼 굳어가는 것이 인간이지 않은가! 그러니 비처럼 맞아도 싼 것이다. 어느 날 하구에서 빗방울 하나를 주워들었건만, 발자국 소리는 먼 이승의 소리로 남았다.

 

===================================

     신용목 1974년 경남 거창 출생,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4건 1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7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11-05
37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11-04
37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11-04
37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11-04
37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11-03
37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11-02
37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11-02
37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11-02
37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11-02
370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11-02
370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2 10-31
37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10-31
37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10-31
37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10-30
37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10-30
36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10-29
36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10-29
36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10-29
36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10-29
36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10-28
36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10-28
36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10-28
36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10-28
36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10-28
36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1 10-28
36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10-27
36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10-27
36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10-27
36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10-27
36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10-27
36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10-26
36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10-26
36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10-26
36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10-26
36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10-25
367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1 10-25
36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10-25
36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10-25
36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10-25
367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1 10-25
36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10-24
36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10-24
36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10-24
36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10-24
36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10-23
36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10-23
36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10-23
36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10-23
366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10-23
36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 10-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