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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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1회 작성일 17-09-30 04:50본문
감나무 / 이재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 감상
흔히 있을 법한 빈 시골 마을의 대표적 풍경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내 살던 고향마을도 가을이면 첫돌박이 웃음 같은 먹골감이
열려 온 마을이 온통 붉게 물든다
감나무와 관련된 시골 서정이 많은데, 하얀 감꽃이 떨어지면 감나무 밑에서 옆집
순이와 감꽃을 주워 실에 보석처럼 꿰어 목에 걸고 다녔으며, 찬서리 하얗게 내린
늦가을 가지끝에 달린 몇송이 빨간 까치밥 풍경은 아프도록 그리운 풍경이다
시에서도 주인이 감나무를 심어 놓고 삼십년을 같이 살다 도망 기차를 탄 것이 십오
년이 지난 서정이 화룡정점이다
한 집안의 애환이,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이, 더 멀리는 우리 민족의 설음 까지도 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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