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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벽의 유령 / 안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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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4회 작성일 18-06-18 07:37

본문

면벽의 유령 / 안희연

 

여름은 폐허를 번복하는 일에 골몰하였다

 

며칠째 잘 먹지도 않고

먼 산만 바라보는 늙은 개를 바라보다가

 

이젠 정말 다르게 살고 싶어

늙은 개를 품에 안고 무작정 집을 나셨다

 

책에서 본 적 있는

당나귀와 함께 천국에 들어가기 위한 기도*
빛이 출렁이는 집

 

다다를 수 있다는 믿음은 길을 주었다

길 끝에는 빛으로 가득한 집이 있었다

 

상상한 것보다 훨씬 눈부신 집이었다

우리는 한달음에 달려가 입구에 세워진 푯말을 보았다

가장 사랑하는 것을 버리십시오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늙은 개도 그것을 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버려져야 한다

 

기껏해야 안팎이 뒤집힌 잠일 뿐이야

저 잠도 칼로 둘러싸여 있어

돌부리를 걷어차면서

 

다다를 수 없다는 절망도 길을 주었다

우리는 벽 앞으로 되돌아왔다

 

아주 잠깐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늙은 개를 쓰다듬으며

 

나는 흰 벽에 빛이 가득한 창문을 그렸다

너를 잃어야 하는 천국이라면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프랑시스 잠

 

* 안희연 : 1986년 경기 성남 출생, 2012년 <창작과 비평> 으로 등단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 감상

화자 앞에 나타난 유령 같은 벽은 무엇일까?

화자는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려 하는걸까?

오래되고 잘못된 생활습관, 또는 절망적 상황에서 벗어나서

먼 빛을 향해 나아가려는 열망?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성경 말씀도 하는듯 하고,

윤동주와 백석도 릴케도 사랑했다는 프랑스 시인 프랑시스 잠

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듯 하다

그는 평생을 자연속에 살면서  사물에 대한 정감과  삶에 대한

애정,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를 썼다는데,

화자도 그렇게 살기를 열망하지만, 둘중에 하나는 버려야 한다며

인생장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 나는 흰 벽에 빛이 가득한 창문을 그렸다

- 너를 잃어야 하는 천국이라면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화자는 자연과 낭만과 시를 버려야 한다면 그러한 천국은

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늙은 개를 품에 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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