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 송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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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5회 작성일 18-07-09 03:48본문
장미 / 송찬호
나는 천둥을 흙 속에 심어놓고
그게 무럭무럭 자라
담장의 장미처럼
붉게 타오르기를 바랐으나
천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로만 훌쩍 커
하늘로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나는 헐거운 사모(思慕)의 거미줄을 쳐놓고
거미 애비가 되어
아침 이슬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언젠가 다시 창문과 지붕을 흔들며
천둥으로 울면서 돌아온다면
가시를 신부 삼아
내 그대의 여윈 목에
맑은 이슬 꿰어 걸어주리라
* 송찬호 : 1959년 충북 보은 출생, 1987년 <우리시대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분홍 나막신> 외 다수
# 감상
임을 향한 한 편의 연가라 하겠는데,
그대를 향한 천둥 같은 그리움을 마음 속에 담아 놓고
담장을 기어오르는 붉은 장미처럼 현실로 이루어지기를 바랐으나
어쩐일인지 장미는 피지 못하고 천둥 소리로만 요란하다
그때부터 화자는 거미가 줄을 쳐놓고 아침 이슬을 모으 듯 그리운
님을 또 기다리고 있다 그대,
언젠가 다시 창문과 지붕을 흔들며 천둥처럼 울면서 돌아온다면
거미가 장미의 목에 아침 이슬 걸어주듯 그렇게 반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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