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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곡두 / 김준태(豁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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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56회 작성일 18-08-14 02:01

본문

곡두 / 김준태(豁然)

 

 

 

 

     소야리에 간다 철부선 털털거리며 간다 파란을 피란 온 것은 아니지만 컨테이너 마차에 올라탄다

 

     때 없이 겹치고 포개지던 연애쯤이야 바지랑대 높이 걸고 갯바람 서늘한 바랑에 묵는다

 

     빠른 조류들이 깃발처럼 찢어지는 막끝, 농어였던가 곡두였던가 놓친 것들은 지느러미가 크다

 

     물무늬 필기하듯 학꽁치가 꽁치로 와서 학을 접는다 도래뼈 고쳐 꺾으면 물비린내 물컥 끼친다

 

     소야리에 간다 연애가 염장 지르면 염소 타고 탈탈거리며 간다 다 잃어야 시원해지는 된바람 맞으러 간다

 

     물이랑 헤는 갯둑 붉은발말똥게도 그러하다

 

 

 

鵲巢感想文

     시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말을 다시 배우는 것과 같다. 시인이 쓴 시 한 문장만 보더라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단어는 잘 없다. 잘 쓰는 단어는 아니지만, 이 시는 읽는 맛이 다분하여 마치 농익은 복숭아 한 입 베어 먹듯 찰지며 입안 흥건하게 도는 맛이 있다.

     시제 곡두는 여러 가지 뜻을 담는다. 첫째 곡조의 방언이기도 하며 둘째 남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 셋째 곡식을 관리하는 직책이다. 여기서는 한 곡조 풀어보는 시인의 정감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시 1연을 보면 소야리가 나온다. 물론 우리나라 지방 행정 단위인 창녕군 소속인 어느 마을이다. 마을을 뜻하지만, 우리는 시를 본다. 마치 소리를 옛사람의 말투인 듯 한 곡조 불러본 시를 말한다. 철부선의 철처럼 단단한 부차적인 이야기(부선副線)를 털털 털어놓으며 간다.

     파란波瀾은 파랑으로 잔물결과 큰 물결이 원 뜻이라면 여기서 파생된 여러 가지 어려움 더나가 문장의 기복이나 변화를 들 수 있겠으나 시인의 마음을 대변한다. 컨테이너 마차에 올라탄다. 컨테이너라는 아주 단단한 상자와 이것을 이끄는 마차다. 아까 백석의 시에서 당나귀의 쓰임을 얘기한 바 있지만, 시인의 행차와 시의 행차를 겹쳐놓는 기교다.

     바지랑대는 빨랫줄을 받치는 긴 장대다. 어떤 이상을 지탱하는 힘을 제유한다. 바랑은 배낭(背囊)으로 불교계에서는 승려가 등에 지는 큰 주머니 같은 것을 일컫는다. 이 바랑에 묵는다. 장소를 제유한 듯 보이는 바랑이라는 어감과 처소에서 하룻밤 신세 지는 나그네의 머무름과 이러한 것을 묶음과 겹치는 것은 짭조름한 미각으로 돋운다.

     빠른 조류들이 깃발처럼 찢어지는 막끝, 농어였던가 곡두였던가 놓친 것들은 지느러미가 크다, 조류潮流와 조류鳥類의 이바구와 통영의 멋 깃발처럼 어울려 본 그 끝에 우리가 놓친 그 얘기는 아직도 많은데 그것은 어찌 다 풀어헤친단 말인가!

     학꽁치는 학꽁칫과의 바닷물고기. 몸의 길이는 40cm 정도이고 가늘고 길며, 등 쪽은 푸른 녹색, 배 쪽은 은빛 흰색이다. 아래턱이 바늘처럼 길게 나와 있으며 물 위를 나는 듯이 뛰는 습성이 있다. 물 위를 나는 듯이 뛰는 이 물고기 즉 어류다. 어류魚類며 어류語類임을 알아야겠다. 그러니까 꽁치는 표면적인 어류라 하면 학꽁치는 약간의 비약적인 기교로 여기서 학을 빼버리고 순수한 정을 그리는 마음이겠다.

     도래뼈는 팔꿈치의 둥근 뼈로 원만한 세계관으로 본향을 다시 그린다. 즉 시향을 되짚어본다.

     벗을 찾아 소야리에 간다. 염장殮葬과 염장炎瘴을 지르면 표백제와 같은 시의 정제와 옛 정취를 다시 살려보며 소야리를 찾는 시인이다. 다 잃어야 시원해지는 된바람 맞으러 간다. 된바람은 매섭게 부는 바람으북풍을 일컫는데 시의 열정을 잠시 느낄 수 있음이다.

     물이랑 헤는 갯둑 붉은발말똥게도 그러하다

     붉은발말똥게는 바위겟과의 하나로 등딱지 길이는 2.8cm, 폭은 3.2cm 정도이고 사각형으로 등 면이 볼록하며 등딱지의 앞부분 반 정도와 집게다리 손은 붉은색이다. 바닷가를 거닐며 여정을 느낀 시인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이 시를 보면 간다, 탄다, 묵는다, 접는다, 끼친다, 동사에 독자로 하여금 시 읽는 맛을 더 돋운다.

 

 

형님 시 읽다가 가요.....

잘못된 점 있으시면 가르쳐 주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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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李진환님의 댓글

profile_image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방가요.
잘 지내시죠.

읽다가
곡두- 눈앞에 없는 사람이나 물건의 모습이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 가뭇없이 사라져버리는 현상.

‘곡두인생’이라는 말이 있다. 삶의 허무함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금강경(金剛經)』에 ‘곡도는 이 거슷 염이오[幻者是妄念]’라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곡두의 옛말은 ‘곡도’이다. 꼭두각시에서 ‘꼭두’의 원말이 곡두이다. ‘환영(幻影)’, ‘신기루(蜃氣樓)’ 따위 한자말에 갈음할 수 있는 우리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곡두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 말 풀이사전, 초판 1쇄 2004., 10쇄 2011., 서해문집)

위 시에서-농어였던가 곡두였던가 놓친 것들은 지느러미가 크다//에서 곡두 의미가......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 선생님 나오셨네요...
그날 참 잘 가셨는지요? 청송에 함께 가지 못해 못내 죄송하고 송구했슴다.
일이 없었더라면 골짜기 구경도 좀 했었으면 했네요...

직쏘처럼 항칠로 끝날뻔 했습니다. 곡두에 대한 또 다른 의미를 점심시간이라 잠시 나와 읽고 가네요...
글이 탐탁치 않더라도 좋게 보아주시길요.. 선생님 *^^
그나저나 오늘도 찜통입니다.
전 잠시 쉬는 동안 웃통 벗고 누웠습니다. ^^
좀 있다가 또 몇 군데 배송도 나가야 하고
카페도 들러 누가 또 다녀가셨는지 점검도 해야하고 ㅋ ㅋ

시의 허무에 대해서는
요부분
'다 잃어야 시원해지는 된바람 맞으러 간다'
을 그렇게 보았는데요...
괜한 허무와 한탄을 얘기하는 것은 좀 아니다 싶어
제 뜻대로 읽어부려슴다.
그냥 밝고 도전적이고 뭔가 일구어야겠다는 마음 하나로요..
그냥 쓰는 자의 마음이었습니다.

 
날 참 많이 덥습니다.
건강 챙겨셔야 할 듯 싶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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