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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동화 / 김 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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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9회 작성일 18-09-06 12:16

본문

검은 동화 / 김 루

 

 

 

 

     서재에 꽂힌 슬픔을 복사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몰랐다 나는

 

     허공에 꽂힌 행복을 빼 보겠다고 뜀박질을 하다 루루루루 나를 낳으셨다는 당신,

     좀이 슨 금서목록 일기장을 펼치면

 

     울음이 돌아 불어터진 젖꼭지

     검은 슬픔을 모유처럼 빨다

     중세의 암흑 같은 잠에 빠진 나를 안고 빨간 노란 파란

     다중인격의 모자를 쓰고

 

     가끔은 존재하는 것들을 잘라 버려야 달콤한 과즙의 향도 맛볼 수 있는 거란다

 

     아기집을 자르듯 나를 잘라 버리고

     헬륨을 받아 마신 풍선처럼

     날아간

 

     이모,

     이모하고 부르면 혀에 착착 감기는 정겨운 혓바닥으로

     그렇게 부르는 건 누구를 위한 호칭인 거니?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파랗게 걸어오는 당신

 

 

 

鵲巢感想文

     이 主眼點4연과 종연에 있다. 가끔은 존재하는 것들을 잘라 버려야 달콤한 과즙의 향도 맛볼 수 있다는 것과 약이색견아와 이음성구아다.

     이 사회는 너무 많은 것으로 얽히고설켰다. 미래사회라고 불리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까지 생각한다면 우리는 감옥 없는 감옥에 있는 셈이다. 로봇사회에 진입과 로봇처럼 변화를 강구하는 인간 세계다. 이러한 일은 기계처럼 제시간에 맞춰 생산하는 물품과 제시간에 배송되어야 하고 제시간에 맞춰 기사화하는 검은 슬픔을 안고 사는 꽃사슴들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가끔은 존재하는 것들을 잘라 버려야 달콤한 과접의 향도 맛볼 수 있다고 했다.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만약 형상으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서 나를 구하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함이니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이 문장은 대승불교의 진리를 반영한 금강경의 한 구절이다.

     如來란 부처를 뜻한다. 색깔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 나를 구한다는 말이 조금 어렵기는 하나, 있는 그대로 나를 보아야 할 것이며 그 어떤 음성이 아닌 가슴에 우러나는 마음을 믿어야 한다.

     아침에 조회할 때였다. 입사한 지 한 달 되었다. 22살 젊은이다. 책을 좋아하는지? 좋아하면 어떤 책을 읽는지 물었다. 책을 싫어하고 보지 않는다는 젊은이의 대답을 들었다. 요즘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젊은이가 대다수다. 문자옥에 갇혀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문자와 동떨어져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 어떤 사회든 자아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의 모방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사회다. 진정 내 것을 만들고 그 세계를 만들려면 창조적인 생각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창조적인 일은 다른 사람의 결과물을 모방하거나 학습에서 출발한다. 반복적인 학습을 지나 마음에 우러나는 자기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학습을 시간적으로 조금 더 줄여 나고자 한다면 읽어야 한다. 읽으면 보다 깊고 넓은 세계를 바라볼 수가 있다.

     우리가 바라는 여래, 동화 같은 세상은 선의의 경쟁에서 나를 첨삭添削하고 다듬는 과정이다. 비방과 질투가 난무하는 세상이 아니다. 비방은 질투에서 생겨나고 질투는 이기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다고 했다.*

     향이 나는 풀은 사람이 모인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풀은 얼씬도 않는다.

     오늘도 향을 먹어야겠다.

 

=============================

     김루 2010년 현대시학 등단

     *毁生於嫉 嫉生於不勝

     *人品薰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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