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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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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랜드 / 김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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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3회 작성일 18-09-2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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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랜드 / 김지명

 

 

 

 

     이곳을 떠난 적 없이

     이곳에 속한 적도 없이

     회전목마를 탔다고 했다

 

     선택 받지 못한 순간에도

     떠밀려 어울린 공간에도

     불가능한 램프는 가능처럼 켜져 있었다

 

     익숙한 뒤통수 얼굴을 따라가 보면

     백야 같은 감정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꿈꾸는 바보처럼

     목마는 하루치 기분을 먹고 산다고 했다

     어설프고 들뜬 색깔은 나의 기후구라고 했다

     물먹은 구름이 바람을 만나면

     실시간 어떤 현실을 쏟아낼지

     입장을 대변 할 펜촉은 있는지

 

     버려진 밥통이었다가 음식을 기다리는 젓가락이었다가

     나란히 이어진 행진곡으로 목마는 달린다고 했다

     목마는 멀리서 보면 앞으로 전진하고 있을 것

     화분 안의 개미는 화분 밖의 세상을 몰라도

     진딧물 목장을 차려놓고 휘파람 부는 것처럼

     그렇게 흘러가 보는 일이라고 했다

     봄이라는 정거장을 만났을 때 꽁꽁 얼어 있었다

     가을이라는 정거장에 내렸을 때 만각의 더위를 씻고 있었다

 

     좋아하는 말들이 달아났다

     입을 열어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

 

     외로움을 핥아주는 양양이처럼

     뼈에 붙은 살처럼

     너에게 가까워지려 했다고

 

     네가 나에게 등을 돌렸다는 말이란

     내가 너에게 등을 돌렸다는 말이라고

 

     목마는 아마도가 기항지라고 했다

     연일 실측하고

     연일 실축하는

 

 

 

鵲巢感想文

     아마랜드라는 주제는 시인이 만든 단어다. 개연성이 높은 어떤 사실에 우리는 아마라는 부사를 사용한다. 랜드는 우리말로 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사회가 문명화가 높을수록 우리의 소속감은 낮다. 이곳에 떠난 적은 없는데 그렇다고 이곳에 속한 적도 없었다. 마치 우리는 회전목마를 타듯 빙글빙글 돌고 돌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택받지 못한 순간에도 꽃처럼 피고 싶고 혹여나 떠밀려 어울린 공간에도 일말의 희망을 안고 램프처럼 열망을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詩 우리의 얼굴에서도 보았듯이 상대의 등을 볼 때 혹여나 우리의 얼굴과 감정을 백야처럼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꿈꾸는 바보처럼 목마는 하루치 기분을 먹고 산다. 어설프고 들뜬 색깔은 나의 기후구며 물먹은 구름이 바람을 만나면 실시간 어떤 현실을 쏟아낼지 알 수 없다. 입장을 대변할 펜촉은 있는지 즉 문장력이다.

     버려진 밥통처럼 무용지물이었다가 기다리는 젓가락처럼 집을 것 없는 삶의 행진곡은 목마처럼 현실은 멀고 상상만 몰두했다. 그러니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전진하는 것처럼 보이고 세상 밖은 몰라도 아주 모르는 것이었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아무런 희망도 없이 또 그러한 목적과 희망을 받아 주기에는 사회는 훨씬 진보했다.

     봄이 왔건만 꽁꽁 언 시체처럼 그 어떤 일도 하지 못했고 가을이 왔건만 지난 더위를 뒤늦게 성찰하였으니 인생은 허무하기만 하다. 좋아하는 사람은 떠났고 이제 입을 열어도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외로움을 핥아주는 개처럼 뼈에 붙은 살처럼 이제는 다만 바닥과 가까워지고 싶고 상대의 등을 보며 긁으며 새기며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싶다. 그렇지만 목마는 지금 이 순간도 기항지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연일 실측하며 연일 실축하지만,

 

     시를 보면 등이 보인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봄이 있으면 가을이 있는데 지난여름의 뜨거운 햇볕을 그냥 지나친 것만 같아 후회스럽기도 하다. 그렇다고 뚜렷이 무엇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회전목마를 타듯 빙빙 도는 느낌이다.

     細數一生怊悵事

     已未至於夕陽時

     한평생 슬프고 원망한 일 여러 번 생각하다가

     이미 해가 질 무렵에 이르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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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명 2013년 매일신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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