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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의 유전자 / 박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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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회 작성일 18-10-10 23:13

본문

말뚝의 유전자 / 박무웅

 

 

 

 

     말뚝에 묶인 소는 온순하다 / 그깟, 힘 한번 쓰면 / 말뚝쯤은 단번에 쑥 뽑히겠지만 / 소는 그런 힘쓰지 않는다 / 소는 말뚝에 묶였을 때 / 비로소 쉴 수 있다는 것 알고 있다

 

     소에게는 여럿의 주인이 있다 / 여물을 주고, 등을 쓸어주고 / 엉덩이에 말라붙은 똥 딱지를 떼어주는 주인 / 그런 주인 말고도 / 코뚜레와 밧줄의 끝을 쥐는 손이라면 / 어린아이와 늙은이를 가리지 않지만 / 그중 가장 마음씨 좋은 주인은 / 말뚝이다 / 밭들이 뒤엎어지고 / 씨앗들의 파종기가 끝나면 / 소는 나른한 눈꺼풀을 즐기는 것이다

 

     사실 소는 저의 머리에 / 이미 두 개의 말뚝을 / 꽝꽝 박아놓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지 /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지 /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소는 그런 힘 / 함부로 쓰지 않는다

 

 

 

鵲巢感想文

     소와 말뚝은 대립각을 잘 이루었다. 말뚝처럼 앉아 소를 바라보고 있다. 참 온순하다. 거저 말뚝이 주인이라면 우스운 일이지만, 힘 한 번 쓰지 않고 끔뻑끔뻑 바라만 본다. 소의 주인은 여럿이다. 판본도 여럿 있어 장소 불문하고 시간까지 초월하여 밭을 경작한다. 정말이지 제대로 된 복제시대에 인세까지 누린다면 그 행복은 소겠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었다. 스마트 폰 시대이자 접속의 시대에 단지 살아있는 소몰이에 불과하다. 그 새끼를 낳고 또 낳고

     여물을 주고 등을 쓸고 엉덩이에 말라붙은 똥 딱지까지 떼는 말뚝,

 

     세상은 바뀌었다. 문학의 접근도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나마 말뚝은 행복하다. 그러나 말뚝 없는 세상, 말뚝처럼 있고 싶어도 세상은 너무 빨라 말뚝 같은 우리는 불안하다. 말뚝도 없거니와 말뚝을 제대로 찾지 못한 소도 꽤 많다. 얼룩소까지 날뛰는 세상에 말뚝은 진정 말뚝이었으면 하는 바람까지 싹 쓸어갔다.

 

     밭을 제대로 경작하여 만인이 행복한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제대로 경작하는 소는 과연 몇이나 될까? 경제가 이 지경이 되도록 우리의 소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 어디에 박지 못한 채 말뚝은 오늘도 질질 끌며 행선지 하나 없이 치이고 있다.

 

 

     聞道詩人長十丈 시인의 키가 열 길이라 들었는데

     果然詩人長十丈 시인의 키가 과연 열 길이더라

     若不詩人長十丈 시인의 키가 열 길이 아니라면

     那能放糞此壁上 무슨 수로 이 벽 위에 똥을 싸서 뭉갰으랴

 

 

     가을에 / 鵲巢

 

     까투리한마리가 감나무앉아

     아주붉고질퍽한 대봉을쫀다

     감은익었나싶어 걸어가다가

     한옴큼찍다말고 퍼드덕난다


     산새도이리알고 와서쪼는데

     문향이차고넘쳐 절로흐르데

     어찌한생이짧고 쓸쓸함일까

     이가을애써흠뻑 앉아울어라

 

=============================

     박무웅 1995년 심상 등단

     漢詩 용등시화 62p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사행소곡 벽돌들 鵲巢 384p 正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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