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의 유전자 / 박무웅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말뚝의 유전자 / 박무웅

페이지 정보

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1회 작성일 18-10-10 23:13

본문

말뚝의 유전자 / 박무웅

 

 

 

 

     말뚝에 묶인 소는 온순하다 / 그깟, 힘 한번 쓰면 / 말뚝쯤은 단번에 쑥 뽑히겠지만 / 소는 그런 힘쓰지 않는다 / 소는 말뚝에 묶였을 때 / 비로소 쉴 수 있다는 것 알고 있다

 

     소에게는 여럿의 주인이 있다 / 여물을 주고, 등을 쓸어주고 / 엉덩이에 말라붙은 똥 딱지를 떼어주는 주인 / 그런 주인 말고도 / 코뚜레와 밧줄의 끝을 쥐는 손이라면 / 어린아이와 늙은이를 가리지 않지만 / 그중 가장 마음씨 좋은 주인은 / 말뚝이다 / 밭들이 뒤엎어지고 / 씨앗들의 파종기가 끝나면 / 소는 나른한 눈꺼풀을 즐기는 것이다

 

     사실 소는 저의 머리에 / 이미 두 개의 말뚝을 / 꽝꽝 박아놓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지 /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지 /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소는 그런 힘 / 함부로 쓰지 않는다

 

 

 

鵲巢感想文

     소와 말뚝은 대립각을 잘 이루었다. 말뚝처럼 앉아 소를 바라보고 있다. 참 온순하다. 거저 말뚝이 주인이라면 우스운 일이지만, 힘 한 번 쓰지 않고 끔뻑끔뻑 바라만 본다. 소의 주인은 여럿이다. 판본도 여럿 있어 장소 불문하고 시간까지 초월하여 밭을 경작한다. 정말이지 제대로 된 복제시대에 인세까지 누린다면 그 행복은 소겠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었다. 스마트 폰 시대이자 접속의 시대에 단지 살아있는 소몰이에 불과하다. 그 새끼를 낳고 또 낳고

     여물을 주고 등을 쓸고 엉덩이에 말라붙은 똥 딱지까지 떼는 말뚝,

 

     세상은 바뀌었다. 문학의 접근도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나마 말뚝은 행복하다. 그러나 말뚝 없는 세상, 말뚝처럼 있고 싶어도 세상은 너무 빨라 말뚝 같은 우리는 불안하다. 말뚝도 없거니와 말뚝을 제대로 찾지 못한 소도 꽤 많다. 얼룩소까지 날뛰는 세상에 말뚝은 진정 말뚝이었으면 하는 바람까지 싹 쓸어갔다.

 

     밭을 제대로 경작하여 만인이 행복한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제대로 경작하는 소는 과연 몇이나 될까? 경제가 이 지경이 되도록 우리의 소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 어디에 박지 못한 채 말뚝은 오늘도 질질 끌며 행선지 하나 없이 치이고 있다.

 

 

     聞道詩人長十丈 시인의 키가 열 길이라 들었는데

     果然詩人長十丈 시인의 키가 과연 열 길이더라

     若不詩人長十丈 시인의 키가 열 길이 아니라면

     那能放糞此壁上 무슨 수로 이 벽 위에 똥을 싸서 뭉갰으랴

 

 

     가을에 / 鵲巢

 

     까투리한마리가 감나무앉아

     아주붉고질퍽한 대봉을쫀다

     감은익었나싶어 걸어가다가

     한옴큼찍다말고 퍼드덕난다


     산새도이리알고 와서쪼는데

     문향이차고넘쳐 절로흐르데

     어찌한생이짧고 쓸쓸함일까

     이가을애써흠뻑 앉아울어라

 

=============================

     박무웅 1995년 심상 등단

     漢詩 용등시화 62p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사행소곡 벽돌들 鵲巢 384p 正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56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77 07-07
156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8:54
15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4:16
15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00:20
15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12-10
15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12-09
15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12-08
15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12-08
15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12-08
15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12-07
15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12-07
15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12-06
15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12-06
15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12-05
154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12-05
15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12-05
15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12-04
15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12-04
15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12-03
15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12-03
15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12-02
15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12-02
15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12-01
153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12-01
15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12-01
15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12-01
153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11-30
15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11-30
15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11-29
153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11-29
15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11-29
15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11-29
15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11-28
15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11-28
15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11-28
15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11-28
152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11-27
15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11-27
15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11-27
15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11-26
15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11-26
15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11-26
15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11-26
15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11-25
15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11-25
15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11-25
15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11-24
15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11-24
151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11-24
151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11-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