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밖 / 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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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8회 작성일 18-12-19 11:40본문
⋁.
의자의 편에서는 솟았다 / 땅속에서 스스로를 뽑아 올리는 무처럼 // 마주해 있던 편에서는 의자가 수직으로 날아올랐다 / 그림자의 편에서는 벽으로 끌어 올려졌다 // 벽의 편에서는 영문도 모르고 긁혔다 / 얼른 감춰야 했다 // 의자는 날았다 그림자는 매달렸다 속은 알 수 없었다 // 그림자는 옆을 본 채 벽에 / 의자는 앞을 본 채 허공에 정지했다 // 의자와 그림자는 모양이 달랐다 / 의자의 다리 하나와 그림자의 다리 하나를 / 닿게 한 것은 벽이었다 // 의자와 그림자의 사태를 벽은 알 수 없었다
-모두의 밖, 이원 詩 全文-
鵲巢感想文
/은 행 가름이고 //은 연 가름이다. 紙面을 아끼고자 줄였다. 詩人께서 혹시 보시면 이해하시길 양해한다. 詩를 곰곰 읽어보면 생각을 하게끔 한다. 詩라는 어떤 무형물질을 떠올려놓고 시어가 표상하는 의미를 넣었다가 뺐다가 조율하면서 마치 그 타당성을 심사하는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이 詩는 아주 잘 쓴 시임에는 틀림없다.
의자와 그림자와 벽의 관계를 묘사한다. 의자는 굳은 물체며 그림자는 무형의 어떤 형질이다. 벽은 詩의 不通을 의미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훨씬 읽기 쉽다.
후반부에 보면 의자와 그림자는 모양이 달랐다는 것은 그만큼 認識不足을 의미하며 의자의 다리 하나와 그림자의 다리 하나를 닿게 한 것은 벽이라는 것도 시적 정의를 내린 셈이다. 벽을 허물면 소통은 이루어지겠다. 사실, 그 소통이라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시적 세계관을 떠나 모든 인간관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사람은 참 검소하고 소박하며 가난하게 살 필요가 있다. 詩를 읽으면 깨끗이 비워진다. 그 어떤 것도 희망은 사실 욕심이며 허영이다.
鵲巢의 辯
찌개가 끓고 있었다
찌개를 끓이는 사람은 찌개가 모른다
우리가 흔히 보는 식당 아주머니도 끓는 찌개가 뜨겁다는 것을 잘 안다
뚜껑이 들썩거리고 벗는 그 시간까지
김이 오르고 그 김이 사라질 때까지
온갖 잡동사니와 적당히 부은 간장
날아간 손톱까지
추운 겨울 목숨 건 공사판 아저씨도 호호 불며 그 뜨거운 찌개를 한 숟가락 뜬다
찌개를 끓이는 사람은 찌개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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