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행방/ 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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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9회 작성일 23-12-03 12:42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3/12/02)
당신의 행방/ 서상민
당신을 찾으러 길을 나섰다
돌아올 것을 염두에 두지 못해
길을 잃었다
허기처럼 빛나는 이팝나무 꽃잎과
옷소매에 묻어온 수크령들과
눈 덮인 벤치에 앉아
잠시 울었다
당신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했고
나는 꼭 한마디 할 말이 남았지만
늘 처음과 끝의 중간쯤에 나는 서 있었고
돌아와
그곳에 두고 온 신발을 생각했다
김포신문 2023.12.03 기고
(시감상)
구체적인 대상이 아니라도, 나와 다른 타인이라도, 내 속의 나일지라도 ‘당신’이라는 것은 늘 존재한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데미안의 두 주인공처럼 끝없이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관계, 삶은 그런 ‘당신’이 필요할 것이다. 늘 후회되는 것은, 나는 언제나 중간쯤에 있었다는 것, 나의 영역도 당신의 영역도 아닌 어정쩡을 손에 쥐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신발이 아직 그곳에 있다는 것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서상민 프로필)
계간 문예바다 등단 (2018), 제22회 김포문학상 작품집 상 수상, 시집(검은 모자에서 꺼낸 흰 나비처럼 (2022), 한국문인협회 김포지부 회원
서상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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