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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벽 / 박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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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33회 작성일 15-10-12 09:48

본문

벽 / 박소란

 
슬퍼 모로 누웠을 때
가만가만 등을 쓸어주는 손길이 있었다
벽,
하나의 벽이 있었나

벽에 기대어 생각했다
벽의 아름다운 탄생에 대해

벽은 온화하고 벽은 진중하니까 벽은 꼭 벽이니까

슬픔을 멈추고 나는 잠시 축배를 들었다
그때
벽에서 새어 나온 비밀스러운 속삭임

쉿, 아침이 오고 있어

빛이 스며드는 베란다를 훔쳐보다 얄브스름한 커튼을 매만진다
그래 내일은 커트늘 바꾸자
조금 더 두껍고 견고한 것으로

벽 쪽으로 누워
잠을 청했다 불길한 꿈이 찾아들었다
벽이 무너져 엉엉 우는 꿈

누가
벽을 부수었나 대체 누가

놀라 눈을 떴을 때
아침이 왔다 벽은
색색의 이지러진 얼굴을 감추며 어디론가 황급히 달아나버리고

누가, 그 누가

부른 적 없는 사랑이 쳐들어왔다

 
계간 『시와 사상』 2015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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