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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농민신문>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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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2회 작성일 18-02-0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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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풀


고은희




1.
  밀풀에서 꽃이 폭폭 끓는다. 부풀어 오른 밀풀은 겨울과 여름에 유용하다. 문살에 밀
풀을 바르고 창호지를 바르고 무성한 숨을 바른다. 덩달아 지붕 위로 하얗고 얇은 첫눈
이 내린다


  귓불이 떨어져나간 단풍잎 몇 개가 붓살이 쓸고 간 거친 자리에 폴짝 내려앉는다. 겨
울 문턱에서 말이 달리고 창호지 마르는 소리가 소복소복 들린다. 그러니까 문풍지는 밀
풀이 모른척한 날개, 열렸다 닫히는 문이 구수한 밀풀냄새를 풍기며 날아다닌다.



2
  김치는 꽃이다. 사이사이 익어가는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한 여름 열무김치를 들여다
보면 온갖 색이 다 들어 있다. 푹 절인 열무에 홍고추를 썰어 넣고 푸른 실파를 뭉텅뭉텅,
마지막에 흰 밀풀을 넣어 섞어 피는 꽃.


  밀풀이 돌아다니는 동안, 풋내라는 밑줄에 문풍지가 달려 나온다. 꽃이 피려고 사각
사각 감칠맛이 날 때, 한데 섞이고 어우러져 동지섣달 한겨울을 불러낸다. 밍밍한 국물
에서 팽팽한 문풍지 맛이 나게 하는 것, 밀풀이 꽃을 피우는 방법이다


3
  살짝만 뜨거워져도 엉겨 붙는 밀풀의 힘,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배 아픈 때가 있다. 잘
풀어줘야 잘 붙는 힘, 풀죽은 열무가 밀풀을  만나 아삭아삭 기운을 차리듯 김치도 한겨
울 문도 밀풀의 요기로 견딘다.


  창호지 문에 구멍하나 뚫린 듯
  열무김치국물은 앙큼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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