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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전일보>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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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6회 작성일 18-02-05 13:00

본문

악어떼

 

원보람

 

 

서른이 지나기 전에 두 번째 실업급여를 받았다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햇빛줄기를 나눠먹었고

발끝마다 매달린 검은 노예들도 입을 벌렸다

요즘은 늘 다니던 길을 잃는 사람들이 많아

표지판은 너무 많은 곳을 가리키고

신호등은 가만히 있으라는 신호만 보내지

도시 곳곳에 설치된 늪지대를 지나다가

영혼을 자주 빠뜨렸다

너무 바쁜 날에는 일부러 나뭇가지에

헌옷처럼 걸어두고 가기도 했다

늪지대에 악어떼가 나온다는 소문이 들렸다

노예들은 밤마다 주인을 뜯어먹었고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무거워지는

노예를 질질 끌다가, 끌려다니다가

 

악어는 심장부터 먹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상자 안에 있는 상자를 열면 나오는 상자 안으로

도시의 아이들이 차례로 들어갔다

사각지대 안에서 조용히 자라는 아이들

뚜껑을 열면 어른이 되어 나왔다

우리는 시급을 받고 늪지대에 숨어

포크를 쥐고 악어떼를 기다렸다

돈을 모으면 함께 열기구를 타자고 했다

뿌리 얽힌 사람들에게 내리는 비를 지나

위로의 말이 들리지 않는 대기를 지나

구름 사이 피는 버섯처럼

둥근 머리로 허공을 밀어 올리며

계속 가자고 했다

추락하는 일에 익숙했으므로

겨울 내내 올라가는 열기구만 상상했다

악어는 울기 위해 먹이를 씹는다고 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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