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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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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81회 작성일 15-07-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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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어머니의 계절 / 최영랑


  빈집엔 봄이 오지 않고 여름도 오지 않고 빈집의 계절만이 서성거린다

  빈집은 쉽게 들어갈 수 없고 대문 안에 들어서도 속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곳은 시끄럽고 어스름한 저녁 누구라도 거부하는 빈집만의 습관이 있다

  그림자 없는 대문에서 빈집의 툇마루를 바라보면 그곳은 포근했던 무릎, 포근한 미소가 떠올라 헐렁한 하루가 부풀었다 사라진다 눈을 감고 나는 경직된 다리를 뻗는다

  가끔 무릎을 내어주는 거기, 정류장처럼 너그럽다 잡초들이 슬그머니 들어와 영역 다툼에 휘말려도 장독대의 도깨비풀이 항아리 속을 욕심내어도 그냥 말줄임표만 사용할 뿐이다

  빈집은 기다린다 밤나무가 뒷마당에 밤톨을 툭 툭 던지고 바람이 기왓장을 와장창 깨뜨릴 때도 빈집은 그냥 “좋은 날이야”라고 말한다 빈집은 어느 때보다 여유로워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내가 바라보는 집이 자꾸만 멀어져 간다 그 집에 가까이 가야 한다 들어가 마당을 지나 툇마루에 가서 닳은 무릎을 위로해주어야 한다 어머니의 계절

심사평

-모성 통해 사랑과 고통의 본질 깨달아 / 황동규, 정호승



  신춘문예는 한국 문학의 축제다. 새로운 시인이 탄생하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이 축제에 참여한 이는 맛있는 음식도 나누어 먹고 오랜만에 배도 좀 불러야 한다. 그러나 이번 축제의 상에 놓인 음식들은 숙성과 발효가 되지 않은 겉절이들이 유난히 많았다. 시는 겉절이보다 오래 숙성되고 발효된 맛의 깊이를 요구한다. 그릇에 담긴 음식이 제대로 된 음식이 아니라면 그릇 또한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모순과 부조리를 이야기하는 시라 하더라도 부조리하다는 메시지밖에 없다면 그 또한 시로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최종심까지 올라온 작품은 박현영의 <유형에 대한 탐구>, 박민서의 <실록>, 김재인의 <오늘의 만남>, 최영은의 <어머니의 계절> 등 4편이었다. <유형에 대한 탐구>는 유형에 대한 구체성이 모호했다. 제목이라는 그릇만 크고 그릇에 담긴 내용은 “유형에 대해 날마다 간구했지만/ 질문은 의문으로 남아/ 이곳을 비추는 하나의 불빛이 된다”처럼 모호했다. <실록> 또한 “무화과 묘목을 심으려고 판/ 마당 한 귀퉁이에서 녹슨 자물통이 나왔다”고 했으나, ‘녹슨 자물통’이 시의 내용물로 제시만 되고 그 의미에 대한 추구가 결여되었다. <오늘의 만남> 또한 수사는 화려하나 ‘만남’의 내용이 빈약하다는 점에서 신뢰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모성을 ‘빈집’에 비유한 <어머니의 계절>은 비교적 완성도가 높았다. 모성을 통해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깨닫고 있다는 점 또한 돋보여 당선작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시를 쓰는 일도 노력하는 일이다. 당선자는 더욱 노력함으로써 한국 시단의 밑거름이 되는 시인으로 성장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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