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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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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59회 작성일 17-01-0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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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허공에서 더 깊어지는 추위

 

 

김낙호

 

 

세 길 높이 배관 위 
긴 칼 휘두르는 단단한 추위와 맞선다
 
방패는,
작업복 한 장의 두께
 
빈곤의 길이를 덮을 수 없는 주머니 속에서 
길 없는 길을 찾는 추위에 쩍쩍 묻어나는 살점
더 먼 변두리의 울음소리를 막아보려 
등돌린 세상처럼 냉골인 둥근 관을 온몸으로 데운다

두려움의 크기 따라 느리게 
혹은, 더 느리게 
허공을 차는 발바닥의 양력揚力으로 기는 자벌레

수평으로 떠 있는 몸이 공중을 써는 동안 
바람은
밀도 낮은 곳만 파고드는 야비한 마름 

풍경風磬이 될 수 없는 공구들 부딪치는 소리 
눈앞에 튀어 올랐던 땅의 단내가 목구멍을 채우는,
숨죽였던 모골이 축축한 닭의 볏이 될 때마다 
날개 없는 포유류가 새가 된 적 없다는 걸 
한 발 느리게 깨닫는다 

떨어져 나갔다 다시 매달린 간으로부터 
소름의 갈기가 잦아드는 한숨 

자꾸만 밀어내는 세상의 복판을 자주 헛짚어 
복부 근육으로 변두리를 붙잡고 살아내야 한다는 것,

허공을 기는 힘이 연소될 때마다 
그나마 조금 환해지는 하루

 

------------------------------

 

 

[2017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심사평]

 

"노동자 삶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어"

 

   ▲ 강은교(왼쪽), 김경복.

 

 

  최종 심사에 올라온 작품은 '헛도는 속도', '터치터치', '사막에 눈이 오다', '텔레마케터', '허공에서 더 깊어지는 추위' 5편이다. 심사위원이 논의한 결과 우선, '헛도는 속도'는 주제의식 면에서 현대 산업사회의 무의미한 반복과 헛된 욕망의 지향성을 잘 설정하였으나 관념적 성격이 많이 남아있음이 문제로 지적되었고, '터치터치' 또한 현대인의 고립성과 소외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으나 추상적이고 관념적 성격을 다 벗어내지 못함이 결함으로 지적되었다. '사막에 눈이 오다'는 표현의 묘미와 삭막한 땅 위의 고독한 존재자의 쓸쓸한 심리를 잘 드러내 주고 있으나 산업사회의 상징적 의미로 쓰고 있는 사막이 조금 진부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텔레마케터'는 물질적 사회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억압된 심리를 텔레마케터와 고무인형으로 잘 살려낸 점이 돋보였으나 아직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보여 선에서 제외되었다.

 

  이에 비해 '허공에서 더 깊어지는 추위'는 현대 사회 속의 하층 노동자의 삶을 사실적 사물들을 동원하여 참신하게 그려내고 있으면서 그것에 따뜻한 시선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구체성과 진정성을 획득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미덕으로 꼽혀 당선작으로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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