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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무의 가지치기 - 박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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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88회 작성일 15-07-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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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무의 가지치기


사람들의 생각이란 무한한 것이고 시시각각 변화한다. 하나의 사물을 앞에 두고 몇 초 사이에도 이 생각 저 생각이 서로 얽혀 들고, 하나의 생각도 다시 갈래갈래 갈라져간다. 산문이란 그 모든 생각을 다 포용하여 가닥을 잡아나가는 것이고, 시는 처음부터 생각의 줄기를 잡아채어 끈질기게 그것의 뿌리까지 뽑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하나의 생각나무가 있을 때, 산문은 그 기둥 줄기에 가지며 잎을 달아주면서 무성하게 키워나가는 것이다. 시는 반대로 가지며 잎을 쳐내면서 그 기둥 줄기를 하늘 높이 키워올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가지나 잎은 치되, 그 나무가 진짜 나무로 보이도록 색채며, 형용이며, 특성을 탄력적으로 배치해야만 된다. 그래서 눈을 감아도 그 나무가 보일 수 있는 시각성과 청각성, 감각성을 고루 갖추어 실체화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어떤 생각이 떠올라 시를 쓰고자 할 때, 우선 스스로의 감정을 견제하고 다스려 객관화시켜야 한다. 비논리적으로 좌충우돌하는 감정의 근원을 찾아야 한다. 산문에서는 자신의 모든 감정을 풀어헤치며 그 근원을 찾아가는 데 반해, 시는 처음부터 그 근원을 밝혀내고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시는 추상적으로 빠지기 쉽다. 작자 자신이 확신이 서 있지 않기 때문에 명확한 자기 의사를 밝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표현이 구체적이지가 못하고 대강 얼버무리거나 자기 자신도 알 수 없는 표현을 하게 된다.
시는 감정의 산물이 아니다. 그 감정을 이성의 힘으로 다스려, 언어라는 인간의 고도한 의사소통 수단을 통해 표출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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