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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2회 작성일 22-01-16 11:02

본문

신이 없다. 


나는 아무데도 갈 수가 없거나, 맨발로 걸어야 한다. 

다들 신발장이 비좁도록 여러 켤레의 신을 모셔두고 

계절에 맞추고, 옷에 맞추고, 

일 할 때 꺼내는 신과 장례식에 갈 때 꺼내는 신이 다르다는데, 

나는 단 한 켤레의 신이 없어

댓돌 위에 발을 내려 놓고 담배를 피운다


신을 찾는다. 

문을 열고 나가면 왠만하면 포장된 길인데 신이 필요하냐고

따져 묻는 친구들도 저마다 믿는 구석들이 있어

미역국을 먹지 않고, 찰떡을 먹고, 

새 신을 사면 화장실을 다섯바퀴 돌라고 한다. 

심지어는 무지의 신을 사와서는 

취향에 맞게 색칠을 하고 무늬를 그려서 신는 친구도 있다. 

신이 있다고 자랑 하는 친구들이 오히려 발소리가 나지 않게

신을 벗고 살금살금 어디론가 걸어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신이 어디 있는데? 라고 묻는 친구가 오히려 여섯살 설날

엄마가 사준 신을 아직까지 머리맡에 두고 자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신이 발을 만든 것이 아니라 

발이 신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신이 대신 찔리고 상해서 발이 성한 것은 사실이다

발을 거룩하게 여겨 발 아래 구부리고 앉아 발을 씻긴 신도 있다는데, 


나는 당장 신을 신이 없다


존재의 가장 밑바닥에 깔려서 발밑을 지켜주는 신,

머리 위에 군림하고 있다 바람이 불면 전 존재를 놓아버리는 모자가 아니라,

가슴에 신을 품고 천하를 얻은 이도 있지만 

가슴이 답답하면 오히려 풀어서 던져야 하는 브레지어가 아니라,

머리가 복잡하거나 가슴이 답답하면  

그 십문칠의 가피 위에 나를 일으켜 세우고, 

모진 바람 속으로 나를 불러내는,


나는 신이 필요하다.


사람을 받드는 위치를 알고 지점을 아는 신

이젠 살았다 싶으면 벗어서 내동댕이쳐도

햇볕을 들여 발 들었던 자리를 말리며

발이 돌이켜 오기를 가만히 기다리다

다급해진 두 발을 오롯이 품는,

보이지 않는 신을 찾는 동안 신는 슬리퍼가 아니라

내가 찾는 것은 진짜 신이다


가끔 공원을 산책하다 

지압을 하기 위해 신을 벗어 들고 걷다보면

돌부리처럼 발밑으로 솟아오르는 생각,


신이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순수 영역에 우수함과 열성 맥으로 도전하는 영적인 가늠에
가짐의 표출을 당연시 하지 않는 지적인 성찰이
자기 존엄 표출을 당연시 하기 위해 가세했습니다
직관력이 되는 사물 포획이 아직이어서
높여 존재되는 힘이 무릅니다
통찰력으로 자기의 아성을 넘어서는데
사물과 이어지는 생명 힘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순전함과 맥이 벌어지는 영적 요소를 가집니다
성찰하기 위해 사물의 본질에 대한 탐구에
굴곡적 요소를 택했습니다
역리와 타협하여 순리와 섭리의 자연스러움이 되어야
자존의 힘이 높음에서 위세와 위상이 되겠습니다

불운하게도 사회의 역학 관계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놀랍기만 합니다.
교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조금은 숨어있는
정말 흥미로운 느낌을 훔뻑 젖어 들다 갑니다.
이건 내 생각만 느끼던 감정일 수도 있지만요. ㅎㅎ
단순하게도 보고 좀 돌려서도 보고 그랬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싣딤나무 시인님.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대한 영적 신과 우리가 매일 신은 신과
이중적인 논제를 두고 치밀하게 짜가는 서술과
깊이에 놀랐습니다.어릴 적의 내적 의식과
지금의 내적 의식의 괴리들을 파고 들어 적란하게 표현하는
이 시적의 힘은 오랜 내공이 아닌가 싶습니다.

싣딤나무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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