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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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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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건
조회 339회
작성일 22-06-2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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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교향곡* / 백록
문득, 교향곡을 고향의 정곡情曲이라 읽어도 될까 싶은 날
운명運命이라는 문체를 소환한다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들긴다’는
장엄한 소리와 함께
제 1악장에서 식민의 백성들 더구나 이 섬의 사람들 누구나 그렇듯
나라 잃은 시련과 이윽고 두 동강 난 이념과의 고난을
2악장에서 되찾은 평화를 착각한 나머지
당신만의 자유로 너무나 한량스럽게
3악장에서 놀고먹는 열정만큼은
당신의 영광만을 위해
마침내 지금의 4악장에서
졸수卒壽에 도달한 자의
환희가 아닌 비참함을
엄숙하게 느끼며
이는 협주곡이 아닌 낡을 대로 낡은
피아노의 독주곡이다
건반이 삐거덕거리는데도 무너지기는커녕
끊어질 듯하던 현들은 끊어지기는커녕
늘어질 대로 축 늘어졌지만
고집불통의 연주는
오늘에서 내일로 미루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미완성인 채
머잖아 이 운명교향곡은
한바탕 동네방네 귀청을 들쑤시며
나의 이명으로 뒤섞이겠지만
세월 따라 소리소문없이 사그라질 거다
갈수록 바래지는 고향도
점점 멀어질 거다
물론, 그 정취까지도
*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차용
댓글목록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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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운명교향곡을 다시 찾아 듣는 오후입니다
쏟아지는 비와 잘 어울리네요
좋은 하루 되소서
피탄님의 댓글
피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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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가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새삼 먹먹합니다.
아무쪼록 그저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한뉘님의 댓글
한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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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저두 걷다.. 여기서 멈추어지네요....
다시 한번 명복을 빕니다..
태울 시인님...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