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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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95회 작성일 23-01-02 20:00본문
25./ 미소..
무작정 좋았던 처음이 있었어요
당신은 저를 알고
저는 당신을 몰랐었을 때
당신이 제 결핍을 모두 채워줄 거라고 믿었지요
저 그대로 사랑 받을 거라고 잠깐 착각했어요
이슬비를 시작으로
폭풍우를 견뎠어요
한 발 내딛고 두 발짝 미끄러졌지요
죽을힘을 다해도 폭풍우를 뚫지 못했어요
전생의 불꽃에 사로잡혀 십 수 년을 그렇게 살았네요
후회는 없어요
그 모의가 없었다면 현생의 초라한 저로선 시도는커녕 당신을 쳐다보지도 못했을 테니요
당신이 하늘과 모의를 하고 시침 뚝 뗐다는 사실을 서서히 알아차렸지만
우리의 간격이 된 폭풍우가 저를 지배해요
태생의 환경이 준 상처를 바람의 상처로 덮은 격이지요
세상에선 숨이 편해졌지만 당신과의 사이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게 하는 정신적 외상이 있어요
바닥의 무념으로 견뎌요
걱정 않으신다는 것 알아요
두 분 원하시는 대로 됐고 또 될 거니까
첨탑 위 십자가가 가리키는 이정표에서
햇살이 빛나는 아침입니다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훌륭한 시입니다. 놀랍습니다. 역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