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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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61회 작성일 24-01-03 09:08본문
겨울 저수지
하얀 산이 물구나무선 거울 속에서
국적 없는 점자들의 물갈퀴가 폭설처럼 부푼다
스스로 저수지와 하나 되었던 사람을 위해
수망(水亡)굿의 무대를 깔았던 언저리
박수무당이 흘린 요령소리가 외가닥처럼 뒤척이다 돌아눕는다
서서히 잊혀져가는 얼굴이 아직도 물기를 머금은 곳
진화되지 못한 그의 시간에 이끼가 끼었다
물의 고리마다 신트림처럼 새겨진 운명적 소조(所造),
무수히 많은 철새들의 발길질을 담은 여인의 자궁은
밤마다 가슴에 떨어진 천문도를 어루만지며
돌을 하나씩 쌓았다
지난날 한때 끊어진 하늘의 동맥에서 절벽 같은 절망이
폭우가 되어 쏟아졌다
물속의 탑을 맴돌던 태양의 씨앗이 발아한다
환하게 깔린 구도의 거울 속 가창오리 떼 지금 좌선(坐禪) 중이다
만삭의 겨울 저수지는 선방(禪房)이었다.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삭의 겨울 저수지는 禪房..
머물다 갑니다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러 복선들이 깔려 있어
삶의 근원을 어딘가를 툭 치면서
저울 저수지라는 원형에 세상을 담아 보는
그 시선은 다시금 많은 것을 시사 합니다.
삶이라는 추락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이 찰라들을 정교하게 파고들고 있어
다시금 시인님의 깊이를 헤아려보게 합니다.
올 한 해 행운과 건강이 앞선
출발을 기도합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화투연님의 댓글
화투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겨울 잠들어 있던
곧, 기지개로 숨을 고르기 시작하는 이끼들
꿈틀거리는 저수지
이제 박차고 비상할 때
봄은 그렇게 오려나 봅니다
건필하십시오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선돌 시인님, 힐링 시인님, 화투연 시인님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