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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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29회 작성일 24-03-29 19:23본문
벚꽃
벚꽃은 가령
내 그림에서 빠져나와 나를 꾸짖는다거나
꽃잎 끝에 벨벳 표면처럼 부끄러운 솜털의 빛이
무늬를 이루어 반짝거린다거나
오늘과 어제까지 떠나 온 길 봄흙 쓸쓸히
투명한 빗방울 속에 갇혀 나직이 부르는
봄날의 후회를 헤아리기에는
내 다섯 손가락이 부족해 검은 건반과 검은 건반 사이
가면을 쓰거나 가면을 벗거나 벚꽃은 늘
내게 얼굴을 가리고 있는 꽃
낙하의 궤적을
황홀한 선율로 벚꽃의 알몸은
얼음처럼 차가워 벚꽃은 창백한
벨벳을 알몸 위에 걸치고 있는 꽃
벚꽃은 오늘도
죽음에 닿아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벚꽃으로 이런 근사한 시가 나오는군요.
좋은 표현이 많아 어디다 말 못할 정도로 좋습니다.
특히7에서8연으로 가는 길목이 좋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코렐리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과분한 말씀 감사합니다. 그냥 제게 가장 솔직한 표현들을 쓰자 하는 생각으로 써 보았습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번의 순수를 위하여 목젖을 보이는 벚꽃의 환한 나드리,
아쉽지만 눈송이처럼 흩날리며 죽음에 닿을 순정한 목숨을
시인님의 멋진 시를 통하여 그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나가서 벚꽃을 많이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