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7】야근의 골목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47회 작성일 17-09-12 17:45본문
야근의 골목 / 이 종원 |
날개옷은 가방에서 |
숫자가 바뀔 때까지 잠을 잔다 |
귀가를 위해 내려선 계단 입구마다 |
저음에 귀가 붙들리고 다리가 꺾인다 |
일몰은 점령군처럼 |
지하철역과 빌딩 사이 미로를 펼쳐놓고 |
포위망을 벗어나려는 날개를 떼어간다 |
마천루에는 날개옷 빼앗긴 사람들이 |
빠른 속도로 자판을 두들겨 |
시간을 거꾸로 돌린다 |
짓다 만 오늘은 시뮬레이션 속에 남고 |
날개는 저항을 피해 지하도로 숨는다 |
바람의 통로를 기억하는 날개 |
자정이 시간을 깨웠을 때 새벽을 빠져나오며 |
다른 거미의 먹잇감이 된 |
중년의 인사불성과 만난다 |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루의 일을 끝내고 날을 건너 뛰면서 고단한 시간을 접어 가는
도시인의 숨찬 일상입니다
꿈을 쌓아가는건지 잃어가는 건지 알수 없는 하루가
거미줄 위를 걷듯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군요
이종원 시인님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가을의 정취 마음껏 누리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면 갇힌 시간일지도 모르는 마음에서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려고 하는 순간, 업무의 연장이 가져다주는
고단함이 솔직한 심정이리라 생각합니다. 거미는 덫을 놓고 기다리고 있고, 날개가 붙들린 곤충은 살기 위해 파닥거리는 모습이 매일 밤 벌어지는 공단과 사무실 밖 풍경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늘 여전히 시의 실을 뽑아내시는 라라리베 시인님의 詩作은 야근과의 경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흔적 놓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