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 동백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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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75회 작성일 18-05-09 10:50본문
동백 십자가
조천읍 선흘리 동백 동산
물오르는 봄을 밟는다
얄망스런 바람에 동백이 진다
쪼그리고 앉어 떨어진 꽃
한 움큼 주워 든 예닐곱 살 되어 보이는 계집아이
일어서 길 옆 벤치로 간다
벤치 위엔 먼저 다녀간 누군가가 써 놓고 간
붉은 꽃 글씨
4.3
그 옆 테두리만 꽃으로 그려진,
다 채워지지 않은
십자가
꽃은 붉은 십자가가 된다
“엄마, 4.3이 뭐야?”
서로 얼굴만 쳐다보는 엄마 아빠
아련한 듯
먼 하늘을 바라던 할머니
“응, 할머니의 아빠가 돌아가신 날”
두 손 모으는,
동백은 예나 오늘이나 붉은데
그날의
흔적은 수묵화처럼 옅어지고
아픔은 아직도 고사리마냥 머리 쳐들고
관심은 파도처럼 쓸려왔다 쓸려가지만
용서는 꽃 십자가 같이 낮은대로 임하시고
상생은 아이의 눈망울처럼 맑고 티없기를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도 고사리는 부처님인데
여기엔 예수님이시군요
용서와 화해
참 어려운 숙제지요
어떻게?
한바탕
굿판일 수도 있지만
香湖김진수님의 댓글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사리 꺾으러 갔던 친구가 사진을 보내왔더이다
누군가가 써놓고 간 4.3 이라는 글자에
다 채워지지 않은 십자가
글 하나 써보라고
그런데 재주가 메주라 요로코롬 밖에는 ㅎㅎ
제주분들이 보았을 때 턱없는 글이라 죄송합니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떨어진 꽃을 줍는 아이,
그 모습이 영락없는 시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건강한 오월 보내십시오^^
香湖김진수님의 댓글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창한 봄 아닌 초여름이라 해야 옳겠습니다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좋은 날 되십시요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4,3을 이렇게 푸셨군요
붉은 십자가가 된 동백...
지역에 뿌리 깊은 아픔과
상흔이 아리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