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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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4회 작성일 18-06-21 14:23본문
막
여닫이 창이 허공에서 위태롭다
두 팔 들고
벌 서는 듯 흔들렸다
식탁 위엔 다 식은 카레
얇은 막 같은 것을 덮고 있다
지난 밤의 온기를 추모하듯,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쌀쌀하게 굳은 몸은
국자가 들어갈 틈조차 내주지 않는다
죽은 새처럼 딱딱했다
토막난 당근 같은 내장을 쏟아낸 채
약불처럼 끓던,
자꾸만 꼼지락거리던
아스팔트 위의 작은 새
주차장 한구석
마땅히 묻어줄 흙이 없어
엷은 마대자루로 덮어놓고 만,
홀로 겨울처럼 식어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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