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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의 사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3회 작성일 18-07-02 09:34

본문

 

수직의 사내

정호순

 

 

우리 집 골목길 앞에는 비쩍 마른 멀대같은

전봇대 하나 구걸하듯 서 있다.

 

아침저녁 수시 때때로 마주치며

수인사를 나누지만 고된

미로의 모퉁이에서 첫인사를 나눈 지는

꽤나 오래 되었다.

 

처음 이사 올 때는 말끔한 옷차림으로

바쁘게 서로 지나쳤는데

언제부턴가 구직 광고판을 목에 걸더니

애써 시선을 피해 외면을 한다.

 

이십여 년째 계단 꼭대기

늘어진 전깃줄처럼 비스듬히 서 있는

사내의 온 몸에는 갚을 수 없는 빚처럼 각종 전단지

일수 도장 찍듯 나날이 늘어 가는데

 

수학 야간 과외를 하다가

영어 시간 강사를 하다가

어떤 때는 복덕방 영업사원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구멍 난 할부처럼 질질 새는 다리 가랑이에는

지하 단칸 셋방 얼룩진 빗물처럼

침투한 지린내가 배여 있다.

 

누가 앗아간 것일까

 

목을 조여 오는 카드빚처럼 너덜거리는

바람은 엄동설한 문풍지처럼 울고 있다.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전봇대는 동네 광고판이지요
자신의 몸에 덕지 덕지 붙여도
늘 한결같은 마음
키다리 아저씨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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