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6, 어미오리의 훈육(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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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427회 작성일 18-08-07 09:08본문
이미지 6, 어미오리의 훈육(딸에게) /추영탑
아들아, 그리고 딸들아!
세상 다 그렇게들 산다고 하더라마는
우리를 버린 아비를 원망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뒤뚱뒤뚱 걷는 이 길이
설혹 눈물밭일지라도 너희 뒤를 지키는 어미가 있다
내가 뒤를 돌아보지 않는 건
날 버린 그 사내가 미워서는 절대 아니란다
나를 재촉하는 너희가 앞장서서 걷기 때문이란다
무자위로 퍼 올리던 눈물샘이 이제 바닥을 쳤기 때문이란다
사랑하는 자식들아,
아들아, 너는 빼고, 내 딸들아!
남자를 믿을 바엔 장차 태어날 알들을 믿어라
세상이 아무리 첩첩해도
그 사람이라고 어찌 객창에 뿌리는 눈물
한 방울 없겠느냐 마는
남자의 눈물이란 애드벌룬 속의 바람이다
지금쯤 그 사람, 어딘가 신방 차리고 누군가와
합환주를 마시고 있을 것이다 마는,
멋지고 화려하게 살다가 허무하게 먼저 떠나는 게 남자란다
언젠가 묵시의 계곡에서 노수(勞嗽)를 달래며
이명처럼 나를 부르겠지만
내게 필요한 건 앞에 서서 꿋꿋하게 걷는
너희들뿐이니 뒤돌아 볼 눈이나 있겠느냐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훈육적인 시
내용만으로 명시 대열에 진입하신듯,
묵시의 계곡에서 이명처럼 부르는 이름,
외람되지만 하찮게 희석되자 않게 빌어 봅니다.
남자의 눈물이란 애드벌룬 같은 것,
그러면 여성은 무얼까요?
오늘도, 앞으로도 수많은 눈물속에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무지 시인님!
세상은 바야흐로 정 반대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떼어놓고 떠나는 여자가 옛날의 남자만큼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지에 나오는 어미오리는 참으로 고마운
어미 같네요.
왜 자꾸 뒤 따라가는 오리가 어미가 아닌, 아비로 보이는지?
ㅎㅎ 감사합니다.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띄워 올린 애드벌룬을 유심히 살폈더니
긴 줄 끝을
누군가가 잡고 있네요
굳이 인적사항을 밝힐 것 까지야 >>> ㅎ ㅎ
일열종대 행열이 씩씩합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당당한 행진 정도면 어미오리의 뒷배가 든든하지 않습니까?
객창에 뿌린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노수에 마른 멸치가 되어버린 누구!
어미오리만 아는 누구!
막걸리라도 한 잔 나누고 싶어지는 누구!
본인은 절대로 아닙니다요. 석촌 시인님! ㅎㅎ *^^
잡초인님의 댓글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씨가 더운데도 명창의 소리를 내시는 추 시인님. 창방에 등불이십니다.
어미오리의 훈계에서 제 어미의 마음을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 천만의 말씀을요.
창방의 등불이라니요? 저는 그저 여름밤 잠시 스쳐가는
반딧불이, 개똥벌레입니다. ㅎㅎ
말씀은 겁나게 고맙습니다. 잡초인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