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을 말리는 시간
페이지 정보
작성자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4회 작성일 18-08-11 18:47본문
속옷을 말리는 시간
슬픈 꿈에서 깨어
어둠에 생각을 걸어 두자
생각하는 꿈이 되었다는 신화처럼
어둠을 말렸다
그랬듯이
깜빡거리는 전등 아래
무릎에는 풍경이 걸리고
단 한 줄의 문장으로 손바닥과 얼굴을 바꾸어 전날 벗어 놓은 구름처럼 속옷을 들켰다
빛의 아랫도리처럼
갈 곳 없는 영원을 아는가
손바닥에 있던 빛이 사라진 순간의 방향을 아는가
탕진한 하루 치의 청춘이
흐린 고독과
흐린 지식과
그들의 슬픔이 소리 없는 입술이 되어
빛을 감싸는 유리에 흐릿한 먼지가 되고
다만
깜빡거리며 말라갔다는 것을
어느 빛이 아무나 빛에게 전하는 문장처럼
소진되는 빛으로도
젖은 속옷은 선명해지기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