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어 있는 길을 지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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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7회 작성일 18-08-29 16:17본문
꽃이 피어 있는 길을 지나다
무더운 여름날,
어린 여자아이가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있는 분홍 민소매 원피스의 아이 곁에서
아이 엄마가 노란 양산을 쓴 채 하염없이 여름을
아니, 버스가 오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해는 곁에서 장작불을 쬐듯 뜨거운데
개입할 수 없는 풍경 속에서 모녀는 견디고 있다
키 작은 꽃과 키 큰 꽃이 피어 있는 한적한 변두리 길
누구나 그렇게 뜨거운 길 위에 서 있었던 적 있다
제시간에 오는 법이 없는 비 소식처럼 바람이 한 점도 없는 오후
세상은 마치 숨을 멈춘 것처럼 고요하며 답답하다
생각건대 데일 듯 뜨거운 여름날에는
시시한 날들을 흘려보내며 살고지는 강가의 풀잎처럼
그냥 멀리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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