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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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회 작성일 18-09-17 11:42본문
열일곱/창문바람
태어났을 땐 모두 도화지 같은 하얀 세상.
커가면서 붓질을 하는 법을 배워
저마다의 색깔로 세상을 칠한다.
어떤 알록달록한 색깔로 칠해도
요즘 말론 중2병이라고 하던가.
열하고 다섯 정도의 나이 때엔
온통 회색으로 칠한다.
눈꺼풀하고 눈동자까지도.
그러니 온통 세상이 흑백으로 보였겠지.
컬러 티브이도 나온 지 오래된 마당에.
주위의 충고는커녕 말도 섞기 싫은 나이.
꽃의 색깔 따윈 궁금하지도 않은 나이.
그땐 몇 년, 몇십 년이 지나도
세상이 흑백일 것만 같았다.
열하고 일곱이 되던 때,
컬러풀한 네가 걸어온다.
너의 색깔에 세상이 물들어간다.
너에게서 한 걸음, 두 걸음 펼쳐지는 색의 향연.
하늘은 하늘색.
구름은 하얀색.
나무는 푸른색.
그리고 이제..
그제서야 나는 궁금해졌다.
네 뒤에 숨은 그 꽃의 색깔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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