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의 치도곤(治盜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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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560회 작성일 18-09-22 10:17본문
애주가의 치도곤(治盜棍) /추영탑
만삭이 된 배를 내밀고도 치도곤 안기는 가을비에
허리 아픈 줄은 몰랐으나
가을볕에는 목이 탄다
입마름병, 손떨림 병에 가슴이 울렁거려
술 한 잔 마셔야 낫는다는 핑계는 써 먹은지 이미
오래 되었다
술집을 용기백배 지나치다가 다른 술집을 지나치지 못한다
술병 옆에 차고 가는 저승이라면 별반 두렵지 않다는
애주가의 배포는 오기다
그 오기에 맞추려고 몇 갠가의 술 만드는
회사는 술을 폭포처럼 쏟아내고, 술보다는 돈이 많은
재벌이 되었는데
저 많은 술을 다 어찌하고 갈까하는 고민에 빠지는 건
애주가의 몫이 되었다
노란 물감 번지는 은행나무 벤치 옆에 무릎을 접은 그는
마신 술냄새를 되새김 한다
술도 소처럼 꺼냈다가 다시 마실 수는 없을까
그러고 보면 돈이 술보다는 많아야 한다는
생각인데 술은 공술도 더러 생기지만 돈은 전혀 아니다
인생이 술이었으니 술이 인생이 되어 줄 수는
없을까? 고민처럼 하늘은 구겨지고
때맞춰, 다섯 자 일곱 치 길이에, 너비 다섯 치 서 푼,
두께 한 치만큼의 비가 내리며
치도곤을 안기는 가을 소나기
* 치도곤(治盜棍) 옛날, 곤장(棍杖)의 하나《길이 다섯 자 일곱 치,
너비 다섯 치 서 푼, 두께 한 치임》.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바람에 젖어 한잔 씩 마시다 보니,
어느 순간 간이 못 견더 탈이 났다고 하더이다
저는 그렇게 심하게 하지 않했으리라 믿어 보는데
가을비에 어느 순간 젖었을 저의 간장은 현대 약품으로도 치료가 안 될듯 싶습니다
추석 진심으로 편안이 보내시기를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십 여년 전에 죽은 후배를 생각하며 써보았습니다.
배가 불러질수록 술을 찾던 그,
술집마다 기웃거리며 공술 맥주잔으로 딱 한 컵, 안주는 마늘 한 쪽,
더 이상은 절대로 안 마시지만 항상 취해있더군요.
명절이 가까워지니 그의 생각이 납니다.
명절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얼핏 관으로 읽히는 대목이 있긴 합니다만
어지간히 채우셨던가 봅니다
시마을엔 >>> 외상장부가 통하긴 하겠죠 마는 ㅎ ㅎ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관을 머리에 뒤집어 쓰는 화관 정도로 읽으십시요.
주량이 두 잔이라 본인은 항상 배가 홀쭉합니다.
다른 세상에 가면 옛날의 주량이 되살아 날지 기대를 해 봅니다. ㅎㅎ
추석에 보름달 한 덩어리 보내 드리겠습니다. ㅋ *^^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외상장부에
저도 슬쩍 숨어 들겠습니다ㅎ
술에 관한 헤아릴수 없는 이야기들도
세상에 널린 술만큼이나
많겠지요
개인 장부에 남아있는 어느 한페이지도
바로 어제같은 생생함으로
남아 있겠지요
제게도 또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술 좋은 사람과 함께하시는
명절 맞이하십시요~^^
볕이 참 좋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술이라면 지긋지긋하던 때가 있긴 있었습니다.
외상장부는 개개인의 품질에 따라 열려있습니다.
그래도 술은 마셔야겠기에 차마 금주는 못하고 두 잔으로 대폭
줄였습니다
명맥은 이어야겠기에... ㅎㅎ
한뉘 시인님께도 보름달 한 덩어리, 추석에 보내드리겠습니다. ㅎㅎ *^^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시상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고유의 명절 추석 잘 보내세요.
늘 건강하시고 향필하소서!!
[꿈길따라] 은파 올림```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이국의 명절은 어떨지? 궁금해 집니다.
벼 익어가고, 오곡이 익는 계절, 밤송이 터져 다람쥐들 바쁜
한 철이 다가 왔습니다.
역시 꿈길따라님께도 보름달 한 덩어리 보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