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잔에 낙엽을 붙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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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27회 작성일 18-10-04 10:44본문
빈 잔에 낙엽을 붙들고
떠나는 가을은 낙엽의 십자가 위에
바르르 떨고 있습니다
높아만 가는 계절 단풍의 만찬은
피고 지는 순리 따라 열리는 행사일 가,
창가에 나무들 화려한 등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산들도 어김없이 출렁이는
뱀처럼 기어오르는 고운 능선에는
갈바람이 술을 젓듯이 갈기를 흔듭니다
눈뜨면 세상은 꽃가마 행렬
가지마다 더 밝은 등(燈)을 높이 쳐듭니다
엊그제 푸르게 넘쳐나던 우리의 꿈,
깨어보니 허무로 가득한 순환의 계절!
이른 아침 흠뻑 젖은 눈망울에
멀어지는 낙엽들의 연민을 느낍니다
어느새 늘어난 이마에 주름,
나이테 먹은 나무는 묵묵부답합니다
낙엽은 떠남도 초연한 고독한 전설!
태양과 입맞춤 하다 제풀에 지쳐
지금은 기적소리 멀어진 길섶에 쉬고 있습니다
창가에 끼인 잎새 하나 오늘도 부스럭!
미세한 신음처럼 느껴지는 사무친 애무,
이 해에도 떠나지 못한 낙엽을 붙들고
빈 술잔을 든 가슴에 세월에 못을 박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뀐 <시마을> 산뜻해서 좋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양과 입맞춤하다
길섶에 누운 낙엽을 위하여 빈 잔을 채우시나요 ^^
떠남도 초월한 고독한 전설 아래서요
고맙습니다 다시 뵙게 되어 ㅎ ㅎ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처럼 방문해 보니
시마을이 천지개벽을 했네요
끊임없이 건필하시는 모습이
주변에 귀감으로 느껴 집니다
낙엽은 떠나도 울링에 소리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지나가신 흔적 감사 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찬바람따라 세상은 점점 비어가고
낙엽으로 빈잔을 채워가는 쓸쓸한 풍경
그마저 누울때면
땅 밑에서는 새로운 생명들이 움트겠지요
반복과 순환의 궤도를 따라
끝없이 부는 바람을 느끼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접스러운 글에
친절한 발길이 고맙습니다
많은 행운과 가내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