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5] 아뿔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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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63회 작성일 18-10-09 07:16본문
아뿔싸 / 테울
내 전생은 아마도 뿔이 달린 사슴이었거나 소였을 성싶습니다
툭하면 성질머리로 불쑥불쑥 솟구치는 생각이
싸가지 없는 혹처럼 웅크리고 있으니
어쩌다 미노타우로스 신세가 돼버렸는지
요즘은 혹여 짐승으로 환생할까싶어
허구한 날 하얀 각성제로 살살 다스리며 숨 고르는
어리석은 중생의 처지랍니다
그래선지 갈수록 버르장머리만
희끗 희끗거리는
아, 저어기 구름에 휩싸인 백록담이 어쩜 내 전생의 요람이겠다 싶은데
요즘 따라 문득 문득 무덤으로 비치는 건
대체 무슨 까닭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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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 한글날에 즈음하여 / 김태운
'뿌리 깊은 남근 바람에 아니 뮐세...’
물론, 그래야겠지만
그래야 그 시절 왕들이 지금도 편히 잠들겠지만
끝내 뿌리 깊은 나무가 흔들리고 있으니
느닷없이 들이닥친 외래종이거나
오랑캐 같은 바람에
뿌리 깊은 나무가 꼬부라진 바람결에 뽑히고
혓바닥 휘두르는 말발굽에 짓밟히더니
어느덧 그 씨마저
사그라질 세
세상의 큰 시작을 알리던
홀소리 점 하나
‘ㆍ’
이 나라 어리석은 백성들
아는지 모르는지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절초 닮아 파릇해지는
가을 하늘에 도취하신 월광곡에 취한 탓입니다 ㅎ ㅎ
고맙습니다
석촌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침 한글날이라 잃어버린 소리
가을 바람에 취한 김에 구름 따라 하나 더 흘려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싱그리님의 댓글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격식을 따지지 않고 내키는대로 휘갈겨 쓴
그래서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추사의 필법을 따르기에는 가당치 않다 하시겠지만.....
많이 배우고 갑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기에다 감히, 추사의 필법 운운이십니까
아무튼 감사합니다
동하님의 댓글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뿔싸....아뿔싸....이 시 정말 좋은데요?
재미도 있고 내 성질머리 같은 것이 공감이 많이 가네요.
오랜만에 인사드리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놈의 까칠한 성질머리가 요즘은 점점 버르장머리로 희끗거린답니다
감사합니다, 동하님!